[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에서도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일부 저신용자들도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2금융권 이용 저신용자의 신용등급을 10단계로 재분류해 일괄적으로 고금리를 받던 대출금리도 차등 적용한다.
금융감독원과 개인신용평가회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는 이 같은 내용의 ‘비우량(서브프라임) 신용등급 평가시스템’을 오는 9월에 개발해 10월부터 적용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신용등급 평가시스템은 신용등급 7~8등급으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10단계로 세분화했다.
신용등급 세분화로 대출금리 차등 적용과 함께 그 동안 대출을 못 받았던 사람들도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금융당국은 기대했다.
박용욱 금감원 특수은행검사국장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신용등급이 7~8등급에 집중돼 있다"며 "부도예측율이 미흡하다라는 지적이 있어 저신용층을 보다 정교하게 측정하기 위해 이번 평가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시스템 적용 대상은 7~8등급으로 약 500만명이다. 금감원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7등급은 354만명, 8등급은 199만명으로 7~8등급은 모두 553만명에 달했다.
이들은 모두 은행에서 4~10%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는 저신용자들로 제2금융권에서 20%후반에서 39%의 대출금리를 내면서 대출을 받고 있다.
특히, 저신용자들은 대부분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캐피탈의 경우 20% 후반에서 30%초반, 저축은행은 30%중후반의 대출금리를 일괄적으로 적용받고 있다. 더욱이 일부 저신용자들은 이 같은 고금리 대출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비우량 신용등급 평가시스템 개발로 신용등급이 좋을 경우 낮은 대출금리를 신용등급이 나쁠 경우 높은 대출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차등화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대출을 못 받던 구간의 사람들도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우량 신용등급은 이들을 대상으로 1000점을 만점으로 장ㆍ단기 연체 이력, 대출ㆍ보증 규모, 신용거래 실적 등을 평가해 등급을 10단계로 재분류 한다.
KCB 관계자는 "작년 11월부터 서브프라임 스코어(신용등급)를 준비해왔으며 9월에 본격 출시하게 됐다"며 "현재 성능분석 및 활동도와 관련된 파일럿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 스코어가 적용될 경우 기존 신용등급으로 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안된 사람들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서브프라임 스코어는 은행들의 프리워크아웃(사전 채무조정) 대상자 선정에도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국장은 "일부 은행들이 프리워크아웃 시행하고 있는데 대상자 선정시 부실 가능성을 보다 명확하게 제고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금융회사들의 서브프라임 등급 활용도를 제고할 수 있도록 개인신용평가사 등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같은 저신용자 신용등급이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개인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서 지난 2006년부터 적용해왔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는 저신용자들의 신용등급을 따로 세분화한 등급체계를 만들어 은행,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에서 150만건의 사용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