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삼성이 일부 언론의 '사면' 용어 사용에 곤혹감을 드러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11일 "기업이 국가도 아니고 무슨 사면이냐"며 "용어 자체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특히 "사면이란 용어는 내부에서 써 본 적도,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이어 "정확히 표현하자면 징계기록을 인사기록카드에서 삭제하는 것"이라며 "현재 검토대상에 올려놓은 것은 맞지만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업무상의 과실 등 징계 전력이 있는 1000명 수준의 임직원이 대상으로 검토된다. 단 부정·비리 연루자를 포함한 중대 고의과실의 경우는 제외된다.
앞서 이날 상당수 언론은 '삼성이 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을 맞아 징계 전력이 있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연말 사면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몇몇 언론을 통해선 '대사면'이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삼성 입장에선 아무래도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 '죄를 용서해 형벌을 면제한다'는 사전적 의미의 '사면'(赦免)은 국가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때문에 고위 관계자가 즉각 반론에 나섰다는 게 일반적 중론이다.
방치했다가 자칫 사면이란 용어와 형식이 공식화될 경우 과거 '삼성공화국' 논란이 재연될 수 있는데다, 이 회장에 대한 사면 전력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릴 수 있다는 게 삼성측 우려로 풀이된다.
더욱이 연말 대선을 앞두고 여야 유력주자들이 저마다 '경제민주화'를 기치로 재벌개혁에 나선 것도 삼성으로선 부담스런 대목이다. 조여 오는 정치권의 개혁 칼날이 여론을 등에 업고 있어 반재벌·반기업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언행은 되도록 피해야 하는 처지다.
언론의 자극적 용어에 삼성이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