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은행 업무보고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유지하면서도 물가안정기조를 확고히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기준금리를 운용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올 상반기중에는 성장의 하방위험이 컸음에도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이 잠재해 있어 기준금리를 연 3.25% 수준에서 동결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3%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만에 통화정책에 변화를 준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김 총재는 "7월에는 국내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해 국내총생산(GDP) 갭이 상당기간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물가안정목표의 중심선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유로지역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신흥시장국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점차 약화되면서 국내 경기 역시 회복 모멘텀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김 총재는 "당분간 경기회복 속도가 완만한 수준에 머물 전망"이라며 "중앙은행의 금융안정 역할 확대에 맞춰 금융불안 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통화신용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과 관련해 김 총재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3%로 예상한다”며 “전분대비 1~2분기 성장률을 1% 내외가 될 것이고, 3~4분기엔 각각 1% 성장이 예상돼 하반기엔 다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수지 흑자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가 하락과 정부의 재정지출 등이 하반기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총재는 최근 금융권 이슈로 부각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는 금융감독원과 공동검사를 협의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2009년 예대율 규제를 할 당시 CD금리를 포함하지 않았을 때 이미 문제를 알았는데 빨리 대처하지 못했다"며 "금융안정 책무를 받은 입장에서 반성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CD금리와 관련해 특별한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김 총재는 "현재 시스템 측면에서는 우리가 딱히 짚을만한 변화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과거에도 CD금리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한은 내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직원 사찰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선 "한은 익명게시판 글에 대한 법규실의 법무법인 질의는 법규실장이 직접 처리한 것"이라며 "직접 지시해 관여한 바는 없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행내 익명 게시판인 '발전전략참여방(발참방)'의 일부 게시글에 대해 법무법인 세종, 광장 등 2곳에 법적 처벌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한은이 문제로 삼은 것은 체육행사 진행방식과 경남본부장의 인사 발령, 김준일 부총재보의 대우 문제, 이주열 전 부총재보의 퇴임사에 대한 김 총재의 해명에 대한 불만이 담긴 글과 댓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