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각) 주요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은 30일부터 삼성전자와 애플의 상호 특허 침해에 관한 본안소송 심리를 시작한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부터 전 세계에서 이어져 온 삼성전자와 애플의 오랜 특허권 논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IT업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66페이지, 삼성전자는 23페이지의 분량의 공판 요약 서류를 이미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두 회사는 이 자료를 통해 상대방 주장의 허점과 문제점을 집중 공격할 예정이다.
미 법원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4가지 디자인 특허와 세 가지 소프트웨어기술 특허를 모방했다"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미국 내에서 판매할 수 없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만약 이 같은 애플의 주장을 미국 법원이 받아들일 경우 삼성전자는 25억2500만 달러(약 2조8780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배상해야 한다.
반면 삼성은 애플이 자사의 소트프웨이기술과 관련한 특허 세 가지와 모바일기술표준 관련 특허 두 가지를 침해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번 판결에서 삼성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애플은 판매하는 제품당 2.4%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애플이 지난 2분기에 판매한 아이폰 2600만대에 이같은 판결이 적용될 경우 애플이 지불해야 할 손해배상금은 총 3억7500만달러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판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 법원이 한 쪽의 주장만을 인정할 경우보다는 두 회사 측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거나, 모두 기각할 확률도 적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윌 스토페가 기술산업분석가는 "이번 소송이 (기존의 IT업계 간 특허소송보다) 더욱 치열하고 험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에서 진행 중인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은 현지 법원이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 애플의 아이패드 디자인을 모방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일단락됐다.
다만 영국 법원은 오는 10월 항소 판결이 나올 때까지 공표 명령을 유예해 달라는 애플 측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한 국가의 법원 판결이 다른 나라의 소송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유럽에서의 3차례 판결 결과에 미국 법원도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