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국내외 경기 악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본격화 등으로 자영업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과반수가 준비 부족 등으로 창업 이후 3년 안에 퇴출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30일 발표한 '자영업은 자영업과 경쟁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자영업자 수는 720만명으로 지난 2009년 7월 724만명 이후 2년10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영업자 전체 규모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증가하다 2002년 이후 경제안정과 함께 감소하는 추세였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경기 악화와 함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영업자 규모는 겨울에 감소하고 봄과 가을에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추이는 고용시장의 구조적 위험을 보여주는 경제적 적신호"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최근 50대와 고령층의 자영업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2007~2011년 50대와 고령층은 연평균 각각 2.5%, 0.04%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2007년~2011년) 청년층, 30대, 40대가 각각 연평균 -2.3%, -7.8%, -4.6%로 감소해온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 가운데 베이비부머 세대인 50대 자영업자는 2007년 186만명 수준에서 꾸준히 증가세 지난해말 현재 211만명에 달했다. 50대 자영업자 비중도 2007년 25%에서 2011년 30%를 기록, 40대 비율인 28.5%를 넘어섰다.
더 큰 우려는 이들 대부분이 충분한 준비 없이 창업에 나선다는 것이다. 자영업자의 60%가 창업을 위한 준비기간이 평균 6개월 미만이며 1년 이상 준비하는 경우도 26%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이를 보여준다.
김 연구위원은 "창업 준비기간이 짧다 보니 성공 노하우가 부족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음식점, 호프집 등 생활밀접형 자영업 창업에 집중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간 과다 경쟁이 심화되면 수익성이 떨어지고 문을 닫는 사례가 많아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신규 사업체의 평균 생존율은 1년 72.6%, 2년 56.5%, 3년 46.4%로 절반 이상의 신규사업체가 3년 안에 퇴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자영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창업이 아닌 재취업을 유도해 비자발적 창업을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정책 방향이 창업지원보다 재취업 유도 정책을 우선시해아 한다"며 "취약계층, 고학력자, 은퇴자, 고령자 등 각 계층별 특성에 맞는 적합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