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새누리당은 30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과거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위한 구명 탄원서에 서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책 따로, 행동 따로 원칙으로 국민을 속일 셈이냐"고 비판했다.
최수영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안 원장을 향해 "자신의 이중성과 허위의식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솔직한 자기모습으로 국민 앞에 서라"고 촉구했다.
그는 안 원장의 탄원서 서명을 "정의를 화두로 재벌개혁을 강조하며 새 시대의 가치를 내세우고, 사실상 대권가도를 달리던 안 원장이 재벌총수의 구명을 위해 앞장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안 원장이 "최근 출간한 책에서는 강도 높은 재벌개혁을 주장했고, 심지어 경제범죄에 대한 엄정한 사법적 단죄와 처벌강화를 강조했다"며 "한 사람의 생각과 입에서 이렇게 다른 말과 행동이 나온다는 것은 그 사람이 인식과 논리가 이중적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안 원장을 향해 화력을 집중하는 것은 '안철수의 생각' 출간과 '힐링캠프' 출연 이후,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이 박근혜 예비후보를 제치고 있는 상황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한편 안 원장은 이날 점화된 '최태원 구명 탄원' 논란에 대해 "탄원서 서명이 당시에도 부담을 느꼈고, 내내 그 일이 적절한 것이었는지 생각해왔다"며 "인정에 치우칠 것이 아니라 좀 더 깊이 생각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안 원장측 유민영 대변인에 의하면 안 원장은 "대한민국의 대기업들은 한국 경제에서 역할을 해 온 것은 사실이나, 그 역할과 비중에 걸맞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은 또한 "지금 누구든 법을 어기면 공정하게 처벌받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믿는다"며 "따라서 이 일에 대한 비판과 지적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에 최수영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은 "안 원장이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했으나, 우리는 그의 이중적 잣대에 상당한 의구심을 보낸다"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최 수석부대변인은 "진실은 단순함 속에 숨겨져 있는 법"이라며 "텔레비전을 갖고 싶어 구입했는데 화면이 안 나오고 소리만 난다면 그것은 텔레비전이 아니라 라디오로 불러야 한다"고 안 원장의 언행불일치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