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보험계약 당시 '노래방 도우미'라는 직업을 알리지 않은 상황에서 사망했다면 사망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8단독 박정운 판사는 1일 망인 A씨의 유가족 김모씨 등 2명이 흥국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 A씨가 보험계약시 중요한 사항인 직업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등 보험계약자가 이행해야 하는 고지의무를 위반하였기 때문에 보험금 청구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죄 피해자로 사망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나, 노래방 도우미라는 직업 자체가 생명을 담보로 하거나 신체에 중대한 상해를 입을 가능성을 내포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며 "A씨의 고지의무 위반과 보험사고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판부는 "사망자 명의로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은 고의 또는 중대과실에 의해 무효가 된다"며 "이 경우 보험사는 보험료를 환급할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8월 해당 보험사와 보험계약 당시 직업이 '노래방 도우미'였음에도 주부라고 고지한 상태서 계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11월 노래방에 만난 손님과 2차를 나가 성매매를 하던 중 살해당했다.
이에 법정상속인인 김씨 등은 보험사를 상대로 1억2000만원의 사망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들이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 때문에 보험금 지급 면책사유에 해당한다"며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