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정치활동을 사실상 재개한 것으로 보이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공동대표가 지난 11일 "진보정치의 결정체인 통합진보당을 깨자고 나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전 공동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너는 가짜고 내가 진짜 진보라고 인정받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진정으로 민중의 지지 속에서 진보적 정권교체를 해내기를 염원한다면"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유일한 평화통일정당, 통합진보당이 지금 위기"라며 "비례의원 제명을 내세운 당 대표의 혁신 노선이 좌절되었으니 당은 망했고, 해산·재창당해야 한다고 한다"고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혁신파를 겨냥했다.

 

그는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사태의 대외적 명분이었던, 비대위가 낸 당원 제명안이 부결되어 혁신에 실패해 난파선에서 탈출한다던 것과 똑같다"며 "2008년, 혁신을 명분삼은 분당이 잘못된 시도였음은 명확하다. 2012년의 해산 시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단결하면 이긴다"며 "지금 통합진보당에 필요한 것은 분당으로 이어질 해산이 아니라, 통합정신 회복에 기초한 단결이다. 지금 통합진보당이 해야 할 것은 이른바 패권세력 적출이 아니라, 당원이 만들어준 당 조직의 민주적 운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 모두를 존중하고 당을 단결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만이 의견의 차이를 좁히고 갈등을 해소하여 민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며 "통일이 민족의 염원이듯 당의 통일단결은 진보의 염원이다. 진보의 양심을 가진 사람들은 통합진보당의 단합과 단결의 길에 나서야 한다. 지금 진보냐 아니냐는 단결이냐 분열이냐에 달렸다"고도 적었다.

 

이는 혁신파가 추진하고 있는 신당 창당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행보란 평가다. 아울러 구 당권파가 당 사수를 위해 만든 '비상회의'(가칭)에 이 전 공동대표가 보조를 맞출 것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전 공동대표는 제주도를 찾아 강정평화대행진에 모습을 보였으며, 11일 저녁 여의도 물빛공원에서 열린 자주통일결의대회에도 참석해 대선을 앞두고 '침묵의 형벌'을 스스로 사한 것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