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준하 선생 의문사, 박근혜 악재로 뜨나

민주, 의문사진상조사위원회 발족키로.. 野 대선주자들도 '맹폭'

입력 : 2012-08-16 오후 4:28:45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대선을 앞두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고 장준하 선생의 의문사 문제가 정가의 태풍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민주통합당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고 장준하 선생 의문사진상조사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하고 17일 최고위원회의에 정식 제안키로 했다.
 
5.16 발언과 4.11 총선 공천헌금 의혹으로 직격탄을 맞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대권가도에 또 하나의 악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고 장준하 선생의 죽음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며 "중앙정보부와 당시 권력에 의해 제대로 된 부검 한 번 못하고 묻혔던 장 선생의 유골을 이장하던 중 이뤄진 유골 검시 결과 타살 흔적이 발견된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우 원내대변인은 "1994년 당시 민주당 진상조사위원회와 2004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도 국정원 등의 비협조로 사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며 "이제라도 고인의 죽음에 대한 명백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박정희 유신정권의 중앙정보부 등 국가기관의 개입을 밝혀내고, 그 책임자들의 분명한 사과와 국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고인에 대한 정밀한 유골 감식 등을 통해 타살 등의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고, 당시 국가기관의 개입 여부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민주화운동 시절이던 1973년 12월24일 서울 YMCA에서 개헌 청원 백만인 서명운동을 발표하는 장준하 선생(출처 : 장준하기념사업회)
여기에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장준하 선생 의문사와 관련한 입장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 손학규 후보 캠프 김유정 대변인은 "박정희 정권에 의한 정치적 타살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박근혜 후보는 즉각 석고대죄하고 후보직을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정세균 후보는 "“친일파 박정희에 의한 독립군 장준하 타살이면 박근혜 대통령은 불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박준영 후보도 "장 선생 사망에 관한 진실을 한 점 의혹이 없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준하 선생의 장남인 장호권씨는 이날 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타살일 경우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박근혜씨에게 물을 수 없다"며 "아무리 딸이라도 연좌제도 아니고, 아버지가 저지른 일을 어떻게 딸에게 책임을 묻겠나"고 말했다.
 
그는 다만 "대신에 그분이 정치를 해서 나라를 운영하는 입장이 되는 경우가 될 때는 분명히 정치적 책임을, 그 당시와 연결해서 져야할 것"이라며 "모든 국민에게 이것은 박정희 시대 때 정치적으로 이런 일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공식적인 태도를 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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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