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중소·중견 유통업체 10곳 중 7곳은 올해 점포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규모가 작은 유통업체일수록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골목상권 등 소상공인들을 뒷받침할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500개 중소·중견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유통업체 경영실태 및 성장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74%가 올해 예상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21일 밝혔다.
규모별로는 상시 종업원 수 4명 이하 소상공인들의 82.6%가 매출 감소를 전망했다. 이어 5명 이상~9명 이하의 소기업(76.1%)과 200인 이상의 중견기업(68.2%), 10명 이상 199명 이하 중기업(63.6%) 순으로 매출 감소를 예상했다. 규모가 작을수록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뚜렷했다.
매출 감소를 예상한 기업들은 '소비심리위축'(66.4%)을 주요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16.0%), '동일 소매업체 간 과다경쟁'(7.6%), '온라인 등 타 소매업태와의 경쟁'(3.0%), '가격경쟁력 취약'(2.2%), '상품경쟁력 취약'(0.5%) 등을 지적했다.
점포 경영상황도 지난해보다 어려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점포 경영상황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74.6%가 '지난해보다 어렵다'고 답했고, '좋아졌다'는 답변은 6.3%에 그쳤다. 1일 평균 방문객 수와 1회 평균 구매금액이 '지난해보다 줄었다'는 응답도 각각 69.7%, 68.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5년간의 매출전망에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5년 후 매출액이 현재보다 늘어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감소할 것'(31.4%)이나 '비슷할 것'(28.2%)이라는 응답이 59.6%로 '증가할 것'(40.4%)이라는 답변을 웃돌았다.
대한상의는 "최근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대형 유통기업들은 대량매입, 해외 직소싱 등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신상품을 발굴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지만, 중소형 유통기업들은 이렇다 할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매출 증대를 위한 대책으로는 '세일·쿠폰발행 등 프로모션 추진'이 36.3%로 가장 많이 선호됐다. 이어 '홍보강화'(19.4%), '고객관리 및 마일리지 적립'(17.4%) 등의 단발성 마케팅에 치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상품 개발 등 취급품목 확대'(5.8%), '가격경쟁력 강화'(5.6%), '점포환경 개선'(1.8%) 등의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중소·중견 유통업체의 성장을 위해 정부가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세제지원'(33.6%), '자금 및 보증지원 확대'(29.8%), '대형유통 규제'(18.4%), '공동매입 등 중소유통의 조직화'(4.4%), '창업 및 사업관련 실무교육 및 정보제공'(3.4%), '공동물류 인프라 구축'(1.8%), '세무·법률 등 상담·컨설팅 제공'(1.6%)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김경종 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3분기 경제성장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중소 유통기업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소상인 스스로 상품구색 개선 및 가격인하를 위한 유통시스템 구축 등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