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박준영 사퇴 "백의종군하겠다"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후보 5명에서 4명으로

입력 : 2012-08-21 오후 4:47:35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박준영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가 21일 전격 사퇴를 선언하고 전남지사로 돌아갔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에는 훌륭한 후보들이 계신다"며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예비경선 과정에서 저는 민주당의 잘못과 실패를 철저히 반성하자고 호소했다"면서 "실패하고도 반성하지 않으면 또 실패하게 된다. 그러나 실패에서 뼈저린 교훈을 얻는다면, 오히려 값진 자산이 될 것"이라고 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
 
그의 사퇴로 인해 민주당 대선 경선레이스에 참가하는 후보자는 5명에서 4명으로 줄어들게 됐다.
 
 
다음은 박 후보의 사퇴 기자회견문 전문.
 
대통령 후보 경선 운동을 중단하며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민주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정권교체를 실현하라는 국민 여러분의 엄숙한 명령과 당원 동지 여러분의 간절한 여망을 실현하고자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경선에 참여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부터 대통령 경선후보로서의 활동을 중단합니다.
그동안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과 지지해 주신 당원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날 이 땅에는 탐욕과 분노가 들끓고 있습니다.
가진 자의 끊임없는 욕심과 횡포 ? 서민 대중들의 한숨과 분노가 우리 사회를 대립과 분열로 이끌고 있습니다.
이해와 협력 ? 양보와 배려로 인간의 존엄성을 드높이고 공동체 정신을 시급히 회복해야 합니다.
극좌와 극우를 배격하고 사회통합을 이룩하여 조화롭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데 모두 다 앞장서야 합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께서 피땀으로 쟁취하신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고, 누구에게나 정의롭고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는 품격 높은 선진국가를 이룩하고자 대통령직에 도전했습니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려는 웅대한 민족의 염원을 이루는 데 제 열과 성을 다 바치고자 했습니다.
선동과 투쟁 대신 대화와 타협, 증오와 갈등 대신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고취하고자 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한 급선무는 공정한 기회의 보장입니다.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지 않으면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합니다.
공정한 교육 기회가 보장돼야 공정한 경제적 기회가 주어집니다.
지금처럼 빈부의 격차에 따라 교육의 기회가 달리 주어진다면, 부는 세습되고 가난이 대물림될 수밖에 없습니다.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서민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정당한 노동에 정당한 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그동안 전국을 돌며 저는 수많은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들을 만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정권 교체를 말씀하셨습니다.
공정한 기회와 규칙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 현실, 교육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지 않은 불평등, 최저생계비도 유지하기 어려운 서민들의 고통, 돈만을 벌기 위한 사기와 각종 범죄로 무너져 가고 있는 공동체 정신 등.
 
민주당의 행태에도 불만이 많았습니다.
잦은 분당과 합당, 이벤트로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착각, 이념적인 좌편향, 의무만 있고 권리가 없어진 당원들, 당내 경선을 하며 동원이 세를 가르는 불공정성과 당 밖을 쳐다보는 행태에 당의 미래를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깨끗한 정치에 대한 기대도 컸습니다. 제게 가장 가슴 아팠던 부분은 “호남 후보는 안 된다는 데 왜 그러냐”는 질문이었습니다. 민주당에서조차 지역주의와 정치공학적 접근이 정치를 후퇴시키고 있었습니다.
 
경선을 중단한다고 제가 갖고 있는 꿈과 이상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민주당에는 훌륭한 후보들이 계십니다. 이분들이 오늘의 한국을 진지하게 성찰한다면, 저와 같은 결론과 처방을 얻을 것입니다.
민주당이 전통적 가치를 존중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 승리하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백의종군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 민주당을 지지해 주십시오.
지금 민주당은 여러 이유로 국민의 절대적인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비경선 과정에서 저는 민주당의 잘못과 실패를 철저히 반성하자고 호소했습니다. 실패하고도 반성하지 않으면 또 실패하게 됩니다.
그러나 실패에서 뼈저린 교훈을 얻는다면, 오히려 값진 자산이 될 것입니다.
 
민주당은 암울했던 독재정권 아래서도 시대적 소명을 다하고자 헌신하고 희생하며 국민 여러분과 동고동락해 왔습니다.
꿈에도 그리던 자유국가 대한민국 ? 인권국가 대한민국 ? 민주국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 여러분과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을 흘렸습니까.
평화체제를 구축하여 분단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얼마나 또 많은 노력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했습니까.
신익희 선생부터 김대중 ? 노무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60년 민주당사는 자유와 인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평화를 향한 대장정이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 앞에는 유럽 발 금융위기가 엄습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어떤 위기를 맞을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민주당과 김대중정부는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 소중한 경험과 해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험난한 위환위기 아래서도 기초생활보장제 등 사회보장시스템을 정착시켰습니다. 우리 민주당이 탐욕의 시대 ? 분노의 시대를 끝낼 것입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이 터졌을 때 여러분, 얼마나 놀라셨습니까.
민족문제의 해결 없이는 우리 조국 한반도와 사랑하는 우리 후세들의 미래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은 합리적인 진보적 문제의식과 실천적 대안으로 정의로운 대한민국 ? 희망이 넘치는 대한민국 ? 따뜻한 대한민국 건설을 앞당길 것입니다.
여러분의 간곡한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8월 21일
 
민주통합당 대통령선거 경선후보 박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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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