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토마토인터뷰입니다. 오늘은 수출은 물론 해외투자와 해외자원개발 등 대외 경제협력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하고 있는 수출입은행의 김용환 행장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근 수출입은행의 대외 활동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 같습니다. 국내 기업 지원이나 금융주선 활동 등에 대한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먼저 최근 수은의 주력사업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용환 행장(이하 김 행장): 수출입은행을 잘 모르는 분들 많을 텐데, 수출입은행은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하는데 적극적으로 금융을 지원하는 곳입니다.
플랜트산업이라든지 선박, 이런 대형 사업들을 지원해주고 있고요, 또 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한다든지, 자원 개발을 한다든지 하는데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최근에 플랜트나 해외 자원개발 이런 것들은 규모가 크고 장기간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금 지원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수은에 해외금융자문부를 신설해서 거기서 대규모 자금을 신디케이트나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자금을 지원하고 있고요
또 하나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경제가 침체되기 때문에 중소·중견기업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중소·중견기업에도 특별히 15조원의 자금을 지원해서 어려운 국면을 벗어나도록 하고 있습니다.
앵커 : 지난 1월 수은은 한국계 기관으로는 최대 규모인 22억5000만달러의 글로벌 본드 발행에 성공했습니다. 행장님이 글로벌 금융역량 강화에 대해 꾸준히 강조해 온 결과라는 평을 받고 있는데요, 행장님이 생각하는 글로벌 금융역량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김 행장 : 저희가 한해에 70조원을 지원합니다. 수출 45조원, 지급보증 25조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우리는 예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해외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합니다.
올해 110억달러를 조달해야 하는데 현재 89억달러를 조달했고 1월에 22억5000만달러도 조달했고요.
지금까지는 자금조달을 어떻게 빨리 적정한 가격에 신속하게 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이 있고 또 하나는 해외 네트워크가 중요합니다. 해외 투자은행(IB)들과 협력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전문성, 해외 네트워크 사무소나 현지 법인을 통하고, 국제기구나 해외 IB들과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가져야 자금조달이 쉽기 때문에 평소에 해외 IB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 우리 금융업계가 해외 쪽으로 경쟁력을 높이려고 해도 녹록치 않은 상황인데 거기에서 선도적으로 나아간다고 봐도 괜찮을까요?
김 행장 : 시중은행들이 국내 업무에 치중하다 보니까 수은이 해외 업무는 많이 지원하고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인력을 투자해줘야 하고 네트워크를 해외에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해외 글로벌 비즈니스에 진일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시중은행들뿐만 아니라 증권회사도 그렇고. 우리가 같이 시중은행과 증권사가 같이 수은에 나와 있어서 우리 경험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앵커 : 최근 수은이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자문과 주선업무 확대에 나서자 정책금융공사나 산업은행 등이 수은의 금융자문 역할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출지원의 열쇠를 쥐고 있는 수은이 금융자문까지 하는 것은 지위 남용이라는 지적인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 행장 : 그것은 오해일 것이고요. 해외 프로젝트는 굉장히 큰 규모와 롱텀베이스로 자금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파워플랜트나 플랜트, 선박 등 해외 규모가 20억달러, 40억달러 등 한 프로젝트가 대규모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이런 프로젝트는 자금지원을 한 기관이 할 수 없습니다.
우리와 정책금융공사,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가 정책금융기관 협의회를 만들어서 분기별로 정례적으로 만들어서 해외 대형 프로젝트는 같이 참여하도록 정례협의회를 만들었고요.
금융자문은 해외 지원을 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따라오는 부수업무이기 때문에, 어느 기관이 국한적으로 할 수 있는 업무는 아니고요. 정책금융기관들은 다 같이 협조해서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고 앞으로도 협력해서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 최근 수은은 선박·해양플랜트 수출지원에 1조원을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조선해운 산업의 장기 불황으로 지원받는 기업에게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의 경영악화로 연체율 등이 상승해 수은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 행장 : 조선해운이 2009년부터 계속 침체돼서 굉장히 어렵습니다. 저희가 선제적으로 1조원을 지원해서 조선업이 제작금융 등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지원해서 어려운 조선해운산업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특히 해운업의 경우에는 중고선 구매할 때 자금을 준다든지, 제작금융을 신속히 해서 배를 지어서 팔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일반적으로 얘기하듯 금융지원을 하면 리스크는 항상 따르기 마련인데요, 저희 연체율이 0.55%입니다. 시중은행이 1.45% 정도인데요, 우리는 굉장히 리스크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부실비율이 0.55%정도는 굉장히 낮은 수준입니다.
리스크 관리는 리스크 관리부 쪽에서 엄격히 하기 때문에 재정건전성 문제는 크게 없다고 봅니다.
앵커 : 조선해운업과 관련해서 한 가지 더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수은이 주채권은행으로 있는 성동조선 지원 문제를 놓고 채권단 내에 갈등이 있었는데요, 지난해 국민은행의 채권단 탈퇴로 손익정산액 지급에 이견이 있어서 법정공방도 예고됐었는데, 이 일은 지금 어떻게 되고 있나요?
김 행장 : 성동조선은 세계8위의 큰 조선업(회사)입니다. 다만 그 회사가 자기자본이 많이 잠식돼 있는데 그것은 키코(KIKO) 때문에. 당시 키코 때문에 1조4000억원 가량 자기자본이 돼 있거든요.
하지만 회사 자체는 육상건조를 할 수 있는 특수공법도 있고, 회사 자체는 굉장히 괜찮다고 봅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성동조선을 살려야겠다는 것이 채권단의 공통적인 의견이기 때문에, 작년 말에 경영정상화 계획을 만들어서 자금지원은 하되 자구계획을 통해서 경비를 절감하고 어떻게 하면 경영정상화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같은 생각으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다만 국민은행은 조선업이 어렵다는 이유로 채권단에서 빠지면서 그 동안 지원하려고 했던 부분을 지원 안 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채권단이 공동으로 결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지원을 해줘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국민은행으로 하여금 내도록 하고 만약 안 되면 소송을 통해서라도 해결을 하려고 합니다. 그것이 채권단 이익 전체에 부합되기 때문입니다.
앵커 : 올해 수은의 외화자금 조달 목표가 110억달러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목표 달성은 가능한가요? 현재까지 국내 기업들에 대한 외화 지원 실적은 어떤가요?
김 행장 : 작년에 100억달러를 (조달)했습니다. 80억달러 목표였는데 20억달러를 더 (조달)했는데요, 올해 목표가 110억 달러인데 지금 현재 81%인 89억5000만달러의 외화자금을 조달했습니다. 국제금융시장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에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해서.
우리가 여유자금으로 30억~40억달러의 여유자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외화자금 70조원 지원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요.
특히 외화자금 조달을 달러에 국한되지 않고 비달러지역인 일본의 엔화라든지, 호주의 캥거루(본드)라든지, 중국의 딤섬(본드)이라든지 비달러 이외의 지역에서 자금을 조달해서 통화도 다변화하고 자금 지역도 다변화해서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를 하고 그래서 그 부분을 외화자금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앵커 : 최근 정부가 수은의 신용공여 한도를 완화하는 법 시행령을 입법예고 했는데요, 이에 따라 수은은 국내 기업의 대규모 해외사업 수주를 지원할 수 있게 됐죠. 이렇게 되면 아랍에미리트 원전사업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 사업도 좀 탄력을 받게 될까요?
김 행장 : IMF 이후에 수은에 대해서도 동일인여신한도를 적용하기 때문에 해외 대형플랜트 수주는 규모도 크고 장기간이기 때문에 동일인여신한도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이 다른 나라(수출입은행)의 사례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정부에서도 한도를 늘려줘서 대형 플랜트 수주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했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대형 플랜트 수주에 활력 가져올 것이고요, 특히 UAE원전의 경우 100억달러를 지원하는데 그 경우도 가능해서 아마 금융계약을 3,4분기에는 맺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으로 신용공여한도를 완화해줬기 때문에 기업들의 해외에서 수주하는데 크게 도움을 받을 것 같습니다.
앵커 : 마지막으로 수출입은행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배경 때문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 행장 : 수은법이 오래돼서 1976년에는 기업들 수출입에만 한정돼서 이름을 그렇게 지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망라한 이름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그런 것을 다 포괄하는 이름으로 국제협력은행이라든지 이렇게 이름을 바꾸려고 정부와 협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