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공정위, 부산 소주 '무학·대선' 과장 광고 제재

입력 : 2012-08-29 오전 9:05:04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앵커: 부산·경남지역의 양대 소주업체인 무학과 대선주조가 부산지역 시장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다가 거짓·과장 광고까지 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엄중 제재 조치를 받았습니다.
 
두 제조업체는 공정경쟁을 넘어서 과열 양상으로 치닫아 흑백선전에, 블랙 마케팅까지 벌였는데요. 결국 소비자를 기만하고, 법까지 위반해 정부 당국으로부터 규제를 받았습니다. 자세한 소식 박진아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박 기자, 부산 지역 소주 제조업체인 무학과 대선이 허위·과장 광고를 하다가 공정위에 적발됐어요. 어떻게 된 건가요?
 
기자: 네, 부산·울산·경남지역의 최대 경쟁자인 무학과 대선이 부산지역 시장을 놓고 상호간 치열한 시장다툼을 벌이다가 법까지 위반했는데요. 결국 소주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다 못해 서로 제품에 대해 신고까지 했습니다.
 
먼저 신고를 한 쪽은 무학이었습니다. 무학은 지난해 7월 경쟁업체인 대선의 '즐거워예' 소주에 첨가돼 있는 발효생성아미노산복합물, 즉 BCAA라는 효능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는데요. 체지방 감소효과가 있는 BCAA가 실제로는 체지방 감소에 큰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선도 곧바로 무학의 '좋은데이'라는 소주가 지리산 천연암반수로 만든 소주가 아니라고 맞신고를 했습니다.
 
공정위 조사 결과, 무학의 좋은데이는 지난 2010년부터 2년간 생산된 소주 36만여 병 가운데 20%는 암반수가 전혀 포함되지 않았고, 나머지 80%도 적게는 2.6%밖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대선의 소주 '즐거워예' 역시 식품의약품안전청과 국내외 연구 결과로 살펴본 결과, BCAA란 성분이 체지방 감소에 효과가 있는지 입증할 수 없었습니다.
 
공정위는 두 소주 제조업체 모두 허위과장광고로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두 업체에 광고 금지 조치를 내리는 한편, 무학에 대해선 과징금 68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두 소주 업체, 무학과 대선의 경쟁 싸움을 보면 한편의 막장 드라마 같은데요. 그 동안 흑색선전은 물론이고, 노이즈마케팅 등 경쟁사를 흠집 내기 위한 행위들이 많았어요. 두 업체간의 경쟁 싸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사실 이 두 업체의 싸움은 의외로 10년 전부터 시작됐는데요. 경남에 연고를 둔 무학과 부산에 연고를 둔 대선은 회사 설립 이후 각자의 지역 기반을 다지기에 바빠 서로 영역을 탐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02년 경영위기에 처한 대선을 무학이 인수합병을 통한 경영권 장악을 시도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는데요. 무학이 인수를 시도했지만 대선은 결국 지난 2004년 옛 롯데우유인 푸르밀에 넘어갔습니다.
 
그러다가 두 회사 간 감정싸움의 도화선이 된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지난 2009년 준공된 무학의 울산공장이 국세청으로부터 무면허로 소주를 제조했다며 주류제조면허 취소처분을 받았습니다.
 
여기에서 대선은 이 상황을 가만히 보고 있지 않았는데요. 무학이 무면허 주류 제조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은 이를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입니다. 심지어 부산일보 등 지역 신문 광고면을 활용해 무학의 불법 행위를 조목조목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 뒤 두 회사간 감정싸움은 더욱 커져만 갔고, 소주내 이물질 공방까지 이어져 법적 대응까지 가는 등 전면전으로 치닫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두 회사간에 이뤄진 흑백선전과 노이즈마케팅 등으로 실망을 넘어 피로감까지 느끼고, 지역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냈습니다.
 
앵커: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런데 이러한 경쟁 업체간의 싸움은 비단 무학-대선만의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재벌 기업간에도 비일비재 하다죠?
 
기자:네, 그렇습니다. 최근에는 국내 소주시장을 책임지고 있는 1, 2위 경쟁사들의 소주전쟁이 있었죠. 바로 '처음처럼'의 제조사인 롯데주류와 '참이슬'의 제조사인 하이트진로와의 진흙탕 싸움인데요.
 
사건의 경위는 롯데주류 측이 처음처럼을 만드는 알칼리 환원수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악성루머가 퍼지자 괴소문의 진원지로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를 지목, 검찰에 고소했기 때문인데요. 하이트진로는 해당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이들의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데요.
 
사실 이 두 업체간의 싸움도 설탕소주 논란에, 소금소주 논란 등 오랫동안 이어져 와 어제오늘일만은 아닙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알수 없는 괴소문에 괜히 불안감만 느끼며 관련 기업에 대한 신뢰도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네, 경쟁 사회에서 기업간 경쟁은 피할 수 없지만, 이 경쟁이 부른 참사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질텐데요. 불필요한 비방전을 지양하고 공정 경쟁이 이뤄져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을 하나라도 더 팔려면 흑백선전이나 노이즈마케팅 등도 하나의 마케팅 전략이 될 수는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업 신뢰도 하락은 물론이고, 가슴에 상처만 남습니다.
 
기업들은 좀 더 자성하는 태도로 불필요한 비방전은 지양하고, 공정 경쟁을 통해 소비자 주권을 보호해 주는 기업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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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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