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객이 안 오면 직접 찾아가겠다..이동 점포 '개설'

인터넷 뱅킹 활성화로 창구거래 줄어든 이유

입력 : 2012-09-06 오후 5:30:39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은행들이 지점을 찾지 않는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이동식 점포를 개설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뱅킹 활성화로 지점을 찾는 고객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지만 실제 이들 점포가 은행 수익에 도움이 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6일 하나은행은 소형 VAN차량을 개조한 차량형 이동식 점포 ‘움직이는 하나은행’ 2호차를 이날 운행 개시했다. 하나은행이 선보인 이동점포 2호는 1999년에 개설한 45인승 대형버스형 ‘움직이는 하나은행’ 1호차의 후속 점포다. 이동식 점포는 차량을 개조해 고객이 현금 입출금과 계좌이체부터 금융상담, 대출업무까지 일반지점 업무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이동식 점포는 이미 국내 은행권에서는 일반화 되어 있는 편이다.신한은행은 뱅버드라는 이름의 이동식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달 초에는 아프리카 결식 아동을 돕는 나눔 협약도 실시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 이동점포는 군부대나 해변, 고속도로 휴게소 등 평소 은행 업무를 보기 어려운 곳에서 고객들을 위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운영하는 이동 점포는 2대의 현금입출금기가 설치돼 있고 3명의 직원이 상주하면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9월 개강을 맞이해 서울지역의 한 대학교에서 업무 지원을 하고 있다"며 "직원 2~3명이 상주해 있는 고객이 몰리는 지점에서 이동점포가 업무를 지원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기업은행도 상시로 운영하는 이동식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씨티은행도 이동식 점포 2대를 마련해 놓고 지점 지원 업무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도 은행들은 지점 영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스마트뱅킹 센터를 개설하거나 자동입출금기(ATM)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달 초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스마트뱅킹 센터 3호점을 냈으며 신한은행과 농협도 스마트 브랜치를 개설했다. 스마트뱅킹 점포는 고객이 직접 신청서를 작성해 스스로 계좌개설과 카드 발급, 인터넷뱅킹 신청 등을 할 수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지점 수가 가장 적은 씨티은행은 ATM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씨티은행의 자동화기기(ATM/CD)는 제휴사를 포함하여 총 1만1442대로 국내 전체 자동화기기의 25%를 차지한다.
 
은행들이 이처럼 지점 전략에 변화를 꾀하는 이유는 인터넷 뱅킹 등의 활성화로 지점을 찾는 고객이 점점 줄고 있기 때문이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전체 은행 거래 가운데 창구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했다. 반면, 인터넷뱅킹 이용 비중은 35%를 넘어섰으며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점은 포화상태인데 지점을 찾는 고객은 점점 줄고 있다"며 "인터넷이나 모바일 뱅킹 사용이 크게 늘고 있어 은행이 이러한 변화에 맞춰 움직이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점포들이 실제 은행 수익에 큰 도움은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정 잠재 고객에게 홍보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마찬가지로 시·공간적 제약이나 기술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정작 주 고객이 되는 중장년층을 끌어들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은행의 핵심경쟁력은 비대면 채널이 아니라 지점에서 직접 고객과의 만남을 통해 쌓이는 것"이라며 "비대면이 보완재 역할을 해줄수 있을 지 몰라도 주력이 되기엔 한계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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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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