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당 대표직 사퇴·탈당.. 고향의 품으로"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함께 하고 싶지만.. 누군가는 책임져야"

입력 : 2012-09-10 오후 1:07:33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는 10일 "모든 책임을 지고 저의 건강을 제물로 삼아 분당을 막기 위한 마지막 기적을 희망하였지만 모든 것이 허사가 되고 말았다"며 "이제 저는 당 대표직을 사퇴한다"고 선언했다.
 
강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죄의 심정으로 용서를 청한다"며 "통합진보당은 당 내분 사태로 국민 앞에 다툼과 추태를 보여드리며 끝없이 추락했다. 결국 당을 수습하지도 못하고 분당을 막아내지도 못한 결과를 안고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고개를 떨궜다.
 
강 대표는 "모두가 제 탓"이라며 "모든 것이 지나간 지금 그동안 당원 동지들과 함께했던 행복한 지난날을 기억하며 이제 민주노동당에 이어져 온 통합진보당의 당적을 내려놓겠다"고 탈당의 뜻을 전했다.
 
강 대표는 "비록 몸은 떠나가지만 이기와 탐욕에 심화되는 양극화 사회에서 희생과 헌신이라는 진보적 가치를 굳게 움켜쥐시고 실천하는 행복한 진보 일꾼이 되시길 늘 두 손을 모으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 추진과 관련해선 "희생과 헌신이라는 숭고하고도 위대한 진보적 가치를 실현시키는 새로운 길에 저도 함께 하고 싶다"며 "이제 지푸라기 같은 한 가닥 희망의 끈마저 끊어져 버리고 분당이라는 산사태가 덮쳐오는 이 순간, 쓰라린 분열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진보의 길을 떠나지 않을 수 없는 순간임을 잘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 역시 동지들과 함께 손잡고 고난의 길을 함께 걷고 싶다. 함께 해야 할 원죄와 책임이 저에게 막중히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진보는 분열한다는 역사의 규정을 다시 증명하고 확인해 버린 이 과오에 대하여 누군가는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함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는 실천으로 말하고 책임은 행동으로 보여야 하는 정치도리를 지켜야 하다는 엄중한 요구 앞에, 진보의 분열을 막지 못한 총체적 책임자는 그 누구도 아닌 혁신비대위원장에 이어진 당 대표인 저 자신"이라고 자책했다.
 
그는 아울러 "그러기에 저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고 동지들이 가는 길에 함께 하지 못함을 통감한다. 참으로 면목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강기갑을 사랑하고 아껴주시고 때로는 혼내고 비판해 주셨지만 이 모든 것이 저와 진보정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었음을 기억하고 있다"며 "그 애정에 보담하지 못하고 진보정당 역사에 죄인이 된 저는 속죄와 보속의 길을 가고자 한다. 저는 이제 흙과 가족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고향의 품으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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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