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대표 철강기업, 日 법정에서 만난다

포스코-신일본제철 첫 재판 10월 열려

입력 : 2012-09-10 오후 5:58:5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일본과 한국 최고의 철강기업이 다음달 일본 법정에서 만난다. 신일본제철이 포스코(005490)를 상대로 전기강판기술 침해에 관해 민사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어왔던 두 회사의 소송이 어떻게 진행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일본제철이 포스코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의 첫 재판이 다음달 25일 도쿄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신일본제철이 지난 4월 포스코의 방향성 전기강판기술이 신일본제철로부터 부정하게 취득해 사용한 것이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그 규모만도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포스코가 그들의 영업비밀을 빼갔다며 전기강판 판매금지와 손해배상 등을 주장하고 있다.
 
전기강판은 냉연강판의 일종으로, 방향성 전기강판과 무방향성 전기강판으로 나뉜다. 방향성 전기강판은 주로 변압기 제작에 쓰이는 고급강이다. 동시에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코의 전기강판 판매량은 약 95만톤이지만 매출액은 1조5000억원 정도로 전체 매출액의 4.1% 를 차지한다. 이 중 신일본제철이 제기한 방향성 전기강판품목의 매출 규모는 약 4000억원으로 포스코 전체 매출액의 1%이다.
 
전기강판 분야는 최근들어 그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철강업황이 불안정한 가운데 양사에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수익창출 분야로 볼 수 있다.
 
포스코는 이와 관련해 "신일본제철과 만나는 첫번째 자리로 소송의 배경이나 원인이 무엇인지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송을 진행하는 와중에 양사가 합의할 수도 있어 첫번째 기일을 거친 후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소송을 제기한 신일본 제철은 소송에 강경한 입장이다. 이들은  "모든 것을 법정에서 가리겠다"며 언론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일본제철이 포스코의 (전기강판)시장 확대와 기술개발을 경계하고 덤비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현대제철이 전기강판 기술개발에 나서자 포스코가 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일본제철은 다음달 1일 스미토모 금속과 합병함에 따라 세계 2위의 글로벌 철강사로 도약하게 된다. 포스코는 세계 4위에서 5위로 한계단 내려가게 된다. 합병이 완료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이들의 시장지배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포스코로서는 이들과의 소송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두 회사는 지난 2000년 대형 철강회사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은 바 있다. 포스코는 신일본제철 지분 3.5%를 보유하고 있고, 신일본제철은 포스코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보라 기자
SNS 계정 : 메일 트윗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