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값, MB정부 5년간 28% ↑..'보금자리 탓'

서울, 28.23%로 가장 높아

입력 : 2012-09-11 오전 9:13:57
[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MB정부 5년 동안 수도권 전세값이 평균 28%나 올랐다.
 
이는 참여정부(15.85%상승)에 비해 큰폭 오른 것으로 업계에서는 MB정부가 추진한 보금자리주택사업에 부동산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매매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값싼 주택을 공급한다는 정부 방침과 시장 경색으로 주택 구매를 미루는 수요자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전세가가 급상승했다는 것.
 
<자료제공: 닥터아파트>
 
11일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MB정부가 출범한 지난 2008년 2월부터 이달 10일 현재 수도권 전세가 변동률은 평균 28.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이 28.23%로 가장 크게 올랐으며 이어 경기도(27.31%), 신도시(24.80%), 인천(18.29%) 순이다.
 
서울의 경우 25개구 자치구 가운데 강서구(38.1%), 광진구(34.56%), 마포구(33.62%), 중랑구(32.88%), 도봉구(30.80%), 동작구(30.41%) 등 13개구의 변동률이 서울 평균 상승률(28.23%)을 웃돌았다.
 
이들 13개 구의 분포를 보면 강북권이 5곳(중랑구,도봉구,강북구,노원구,동대문구), 도심권(광진구,마포구,성동구) 및 강서권(강서구,동작구,구로구)이 각각 3곳씩이다. 강남권은 강동구와 송파구 2곳에 불과했다.
 
수치만 보면 MB정부 5년 동안 강남권 보다는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더 올랐다.
 
경기 지역에서 평균 상승률(27.31%) 이상 오른 곳은 오산시(48.13%), 화성시(44.87%), 하남시(39.37%), 안성시(39.10%), 용인시(37.97%), 남양주시(35.54%), 평택시(34.66%), 군포시(30.04%), 파주시(28.15%), 광명시(27.81%), 성남시(27.68%) 등 11곳이다.
 
이 가운데 경부고속도로 인근인 오산, 화성, 안성, 용인, 평택 등의 전세가격이 두드러지게 상승했다.
 
신도시 역시 경부고속도로 인근에 위치한 동탄이 지난 5년 동안 전세가 상승률이 무려 111.65%에 달했다. 변동률이 100% 이상 이라는 것은 전셋값이 2배 이상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 2008년 동탄신도시 평균 전셋값은 3백11만원(3.3㎡당)에 불과했지만 홀해 현재는 6백59만원(3.3㎡당)이나 된다.
 
이어 파주운정(36.23%), 산본(28.13%), 중동(24.64%), 분당(21.36%), 일산(20.62%), 평촌(20.11%), 김포한강(2.95%) 순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인천은 계양구(18.26%), 연수구(14.91%), 남구(9.15%)를 제외하고 남동구(22.06%), 서구(20.99%), 동구(20.01%), 중구(19.56%), 부평구(19.53%) 등이 인천 평균 상승률(18.29%)이상을 기록했다.
 
가장 상승폭이 컸던 남동구는 신시가지로 꾸며진 논현동과 구도심으로 분류된 만수동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큰폭 상승했다.
 
◇지지부진한 보금자리사업으로 매매심리 '동결'
 
MB정부의 전세가 변동률은 지난 참여정부 5년간(2003~2007년)에 비해 1.5배 이상은 더 올랐다. 참여정부 기간 수도권 전세가는 평균 15.85% 올랐다.
 
이처럼 전세가가 크게 오른 원인으로 업계가 가장 먼저 꼽는 것이 바로 보금자리주택사업이다.
 
정부의 저렴하고 입지 좋은 주택 공급 계획은 수요자들이 민간 주택 구매를 미루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전세수요는 증가하고 민간아파트의 미분양 해소가 더뎌지고 있다.
 
정부는 2009년 서울강남, 서울서초 등 시범지구 4곳을 시작으로 2011년 5차 보금자리까지 수도권 총 21곳을 보금자리지구로 선정했지만 상당수가 보상문제 등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결국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수요자의 기대심리도 충족하지 못하고 매매시장만 교란한 셈이라는 지적이다.
 
두 번째 원인은 주택시장 침체다. 집을 사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주택 구입보단 전세에 머물려는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값이 크게 떨어졌다. 2009년 잠시 회복되는 듯 했지만 2010년부터 현재까지 유럽발 금융위기 여파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재건축 이주수요, 여름방학 학군수요, 신혼부부 수요 등 신규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전세 물건 자체가 귀하다 보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안소영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보금자리사업으로 민간 분양의 영향이 컸다"며 "특히 보상 문제 등 사업이 지지부진해 지면서 매매심리 둔화가 더욱 장기화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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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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