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인혁당 후폭풍이 거세다.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일동은 11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인혁당 발언은 사법부의 권위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오만한 역사인식과 초사법적인 헌정질서 파괴행위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였던 그가 입을 열 때 마다 오만한 역사의식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며 "박 후보의 역사관은 '아버지를 위한 역사', '가문의 명예회복을 위한 역사', '당신만의 역사'"라고 성명서를 읽었다.
그는 "박 후보는 어제 인혁당 판결에 대해서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느냐?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의 판단에 맡겨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한 것에 이어, 오늘은 '최근의 여러 증언들까지 감안을 해서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되지 않겠는가'라는 발언도 하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후보는 박정희 정권 때 사법부를 권력의 시녀로 만들었던 그 인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7년 있었던 재심을 '나에 대한 정치공세', '이것이 한국 정치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박 후보는 이를 2개의 판결이라고 폄훼하고 사법부가 독립적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의 역사의식의 부재는 나라 전체의 큰 불행"이라며 "사법부의 독립을 믿지 않는 대통령은 온국민을 불행하게 만들고 잘못된 역사관은 잘못된 미래를 만든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운명이 결정되는 5년간 대한민국호의 키를 쥐게 될 대통령 후보의 역사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혁당 사건은 2002년 9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의해 '고문에 의한 조작'으로 결론이 났던 사건이다. 2007년 1월 서울중앙지법이 관련자 8명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 판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법학자협회는 연루자들의 사형이 집행된 날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선포하기도 했다"고 되짚었다.
그는 "박 후보는 새누리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저의 삶이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며 "박 후보의 삶은 대한민국이 아니다. 박 후보의 역사관 또한 대한민국 99% 서민들의 역사관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그는 아울러 "집권당의 대선후보가 헌정질서 파괴적인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그가 민주국가를 이끌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또한 대통령이 되었을 때 사법부를 또 다시 정권의 시녀로 만들지 않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대법원에는 과거사와 관련 여러 사건들이 계류돼 있다"며 "대통령 후보의 이러한 발언이 사법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또한 미칠 의도로 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박 후보에게 올바른 역사인식과 함께 사법부 독립에 대한 분명한 답변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