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를 방문, 김대중 전 대통령과 사병들 묘역만 참배했던 문재인 후보가 생존한 전직 대통령들도 방문하지 않을 계획이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경남고 선배인 김영삼 전 대통령도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02년 4월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YS시계'를 보여주며 과거 함께 정치를 했던 이야기를 하는 등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가 지지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문 후보 캠프관계자는 18일 "실무진에서는 이벤트성에 불과한 전직 대통령 방문을 하지 않을 것을 건의했다"며 "특별한 변화가 없으면 전직 대통령들을 방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 캠프는 대신 범민주세력의 정통성을 승계하고 민주통합당의 단결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4.19묘역과 5.18묘역, 독립기념관, 부산민주공원, 백범 김구선생과 장준하 선생 묘역 등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같은 문 후보의 행보에 대해 새누리당은 전날 논평을 내고 "문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과 제2참전용사 묘역만 참배했다"며 "그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에는 가지 않은 까닭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면서 "대한민국 건국역사와 근대화 과정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것 아닌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문 후보 캠프의 김경수 공보특보는 "일부 언론에서 문재인은 현충원 가서 왜 박정희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지 않느냐고 따지듯 묻는다"며 "역사의 화해란 가해자가 자기반성과 함께 피해자를 찾는 것이다. 거꾸로 피해자에게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를 찾아가라고 요구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문 후보의 공식 트윗도 이날 저녁 글을 올려 "나도 박정희 대통령 묘역에 언제든지 참해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바란다"며 "그럴려면 가해자 측의 과거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어 "그래야 통합이 가능하지 않겠는가"라며 "그렇게 된다면 언제든 묘역을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전날 국립현충원에 이어 일자리 창출을 첫번째 행보로 선보였던 문 후보는 이날 제 16호 태풍 '산바(SANBA)'에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성주군을 방문할 예정이다.
경북 성주군은 '산바'로 인해 주택 150호가 침수되고 벼와 참외 등 농작물도 큰 피해를 입었다. 또 태풍이 지나갈 때마다 큰 피해를 입어 지난 2010년 빗물배수펌프장이 설치됐지만 이번에 또 다시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문 후보는 이날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하루 종일 성주군에 머무르며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수해복구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또 이 자리에서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한편 재난지원제도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