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휴대전화 단말기를 살때 이동통신사로부터 지원되는 보조금은 '에누리액'에 해당하므로, 세금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KT는 과세관청으로부터 총 1144억9000여만원을 돌려받게 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곽상현)는 KT가 송파세무서장 등 13개 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KT는 대리점을 통해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단말기를 일정 금액 할인하여 판매하도록 한 다음, 대리점이 해당 단말기 대금을 지급할 때 할인된 금액을 차감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도록 했다"며 "보조금은 KT가 대리점에 단말기를 공급하면서 조건에 따라 공급당시의 가격에서 일정액을 직접 공제한 것으로, 부가가치세법상 과세표준에서 제외하는 '에누리액'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보조금을 에누리액으로 볼 경우 대리점에서 공급하는 단말기의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은 소비자로부터 실제로 지급받은 할인된 금액이 된다"며 "대리점 입장에서는 부가가치세 환급액과 함께 부가가치세 납부액 또한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대규모 체납이나 민원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보조금을 에누리액으로 보더라도 특정 이동통신회사를 우대한다거나, 공평과세를 저해하고 정부정책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KT는 제조업체로부터 구매한 통상의 판매가격으로 단말기를 대리점에 공급해 이통통신서비스를 일정기간 이상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일정 금액을 할인판매하도록 했다. 이후 KT는 대리점에서 할인액(보조금)을 차감한 돈을 회수해왔다.
KT는 "보조금이 부가가치세법상 면세대상인 '에누리액'에 해당한다"며 지난 2009년 각 세무서에 부가세 감액 및 환급을 청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