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종교적 양심에 반한다는 이유로 예비군훈련을 거부한 것은 병역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고창석 대법관)는 정당한 이유 없이 예비군훈련을 거부한 혐의(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로 기소된 하모씨(30)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예비군훈련 의무는 국민의 국방의 의무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고, 이와 같은 국방의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국가의 안전보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도 보장될 수 없다"며 "국방의 의무는 국민 전체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피고인의 양심의 자유가 이런 헌법적 법익보다 우월한 가치라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종교적 양심에 따른 것이라 하더라도 향토예비군설치법상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또 "예비군훈련 소집 불응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때마다 죄가 성립하므로 이전에 훈련소집통지에 불응해 유죄판결이 확정됐더라도 다른 훈련소집통지에 불응한 행위를 다시 처벌할 수 있다"며 "이는 이중처벌금지 원칙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하씨는 2011년 8월 전반기 향방작계 2차 보충훈련을 받으라는 향토예비군 훈련소집통지서를 받았으나 종교적 양심에 반한다며 거부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하씨는 자신의 예비군훈련 거부는 정당한 이유에 의한 것이고 이전에도 같은 혐의로 기소돼 유죄판결이 확정된 적이 있어 다시 처벌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