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중대형 건설사 상당수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부분의 건설주들이 잇따라 하락했다.
이번 사태가 전체 건설사들의 재무건전성을 의심케 하는 재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5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건설업종지수는 전일 대비 각각 0.52%(0.83포인트) , 0.47%(0.37포인트) 하락한 160.06, 78.39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동반 상승해 대부분의 업종 지수가 오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건설사 50곳 중 8곳이 자본잠식 상태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당일 건설업종지수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32%, 0.57% 내린 160.89, 78.55로 마감했다.
극동건설이 지난달 25일 부도를 내면서 건설업종지수는 계속해서 하락세를 이어온 바 있다. 건설사 자본잠식 건이 불거진 후 낙폭은 더 확대된 셈이다.
자본잠식이란 기업의 적자 폭이 커져 자본금을 상쇄하기 시작하는 상태를 뜻한다. 이 과정에서 자본금을 모두 까 먹고 부채로 버티게 되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고 본다.
문제는 자본잠식으로 판정된 중소형 건설사의 주가 뿐 아니라 대형 건설사 주가도 이날 연달아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날 건설주가 줄줄이 하락한 것은 이번 자본잠식 판정으로 인해 재무건전성 이슈가 또 한 번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재무건전성 문제는 지난달 극동건설의 부도 파문 이후 건설주들의 동반 하락을 지속적으로 이끌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극동건설 부도 이후 건설사들의 현금 유동성과 재무 건전성 문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 "여기에 이번 자본잠식 건이 다른 건설사들의 주가 하락 움직임을 주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사실 상위 몇 개 건설사만 빼면 전체 건설사 중 자본잠식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우려 탓에 주가가 동반 하락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설주 상승 시기, '좀 더 기다려야'
건설주 주가가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경기가 개선되면 주가가 반등할 만한 여지가 생길 것"이라며 "해외 수주 성과가 나온 뒤에야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변 연구원도 "현재 10대 건설사라 하더라도 재무 건전성이 양호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4분기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만기가 돌아오면 현금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