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롯데그룹 계열사인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가맹점주들이 지정받아야 할 담배소매인 지정을 본사명의로 대신 받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영주(민주통합당)의원이 밝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세븐일레븐의 직영점과 가맹점 4422개가 담배소매인 지정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20%인 891개 점포의 담배소매인이 실제 담배를 파는 가맹점주가 아닌 세븐일레븐 회사이거나 전현직 회사대표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동빈 그룹 회장을 비롯해 소진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등 전현직 회사 대표가 담배소매인으로 등록돼 있는 경우도 90곳이 넘었다.
현행, 담배사업법 제16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7조에 따르면 소비자에게 담배를 판매할 수 있는 담배소매인은 점포를 갖추고 담배를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고자 하는 자에게 시장, 군수, 구청장이 지정하도록 돼 있다.
이처럼 대기업에서 직접 담배판매권을 불법적으로 지정받는 이유는 편의점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세븐일레븐의 매출액 중에서 담배는 전체 매출에서 평균 40%를 차지했다.
더구나 담배는 다른 상품의 판매를 유도하는 매개 상품의 역할을 하고 있어 편의점 영업에서는 매우 중요한 상품으로 취급받고 있다.
김영주 의원은 "대기업이 대표적인 소매품목인 담배판매권까지 강탈하며 사업을 해왔다는 사실에 분노를 넘어 허탈함까지 느낀다"며 "공정위는 지금 당장 편의점 프랜차이즈 분야에 대한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전면 조사를 실시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근거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세븐일레븐 측은 "점포 운영사업자가 법인으로 돼 있는 가맹점의 경우 담배 소매인도 법인으로 신고 되는 것"이라며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