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무분별한 계열사 확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포스코(005490)가 무거운 몸집을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포스코는 10일 공시를 통해 스테인리스코일을 판매하는 계열사인 포스코AST와 포스코NST를 통합하고, 포스코에너지에 자회사인 포항연료전지발전과 신안에너지 두 회사를 흡수한다고 밝혔다.
또 플랜트 관련 사업체인 성진지오텍과 포스코플랜텍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과 포항에서는 합병시 본사 이전 문제를 놓고 지역 갈등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지역의 험악한 분위기 탓에 합병건이 논의될 예정이었던 성진지오텍의 이사회가 연기되기도 했다.
포스코는 올해 연말까지 10개 이상의 계열사를 정리하겠다고 발표한 대로 현재 유사 사업 부문의 계열사 통합 및 매각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포스코는 현재 71개인 계열사를 50여개로 축소하는 한편 자본잠식 상태인 국내 계열사와 해외 출자사들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포스코의 선제적 움직임이 경제민주화로 집약되는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기 정부를 의식한 포스코의 정치적 의도도 내재됐다는 시각이다.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의 계열회사 증감현황'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4년새 38개의 계열사가 늘었다. 현 정부 들어 무려 165% 증가한 수치다.
회사 측은 철강과 소재 등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인수합병에 있어서도 사업구조에 필요한 회사를 효율적으로 선택해 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계열사 늘리기가 당초 기대대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기는커녕 그룹 재무구조만 악화시킨 주원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적자와 자본잠식 상태의 기업들까지 무리하게 떠안으면서 포스코 전체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중국산 저가 철강의 공급과잉으로 업황마저 장기침체로 돌아서면서 국내외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포스코에게 신용등급 하락 경고를 잇달아 보내기도 했다. 본연의 경쟁력에 대해선 의문을 달지 않았지만 업황과 거꾸로 가는 덩치 늘리기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이 주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포스코의 무리한 경영 행태는 19대 첫 국정감사에서부터 도마에 오를 예정이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오는 24일 국감에서 포스코의 무분별한 계열사 확장과 이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를 따져 묻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박기홍 부사장이 국회에 출석해 관련 사항에 대해 설명한다는 방침이다. 정준양 회장은 기업일정 탓에 출석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다만 박 부사장 출석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