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부실 저축은행의 퇴출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 저축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권 규모가 2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나 파장이 일고 있다.
12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내달 초부터 예금보험공사가 관리 중인 저축은행 3곳의 순차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예보가 관리 중인 저축은행은 이미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 솔로몬과 한국저축은행의 계열 저축은행 등으로 부산 솔로몬, 호남 솔로몬, 경기, 진흥, 영남, 토마토2 저축은행이 해당된다.
이 중 토마토2와 진흥, 경기저축은행 3곳은 지난달 말 예보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으며, 나머지 3곳도 자본잠식 속도가 빨라 부실금융기관 지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모회사가 영업정지 된 이후 예금이 대거 인출돼 예보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사실상 영업이 정지된 상태였다"며 "직원들은 (영업정지 조치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지난 6월말 기준 진흥저축은행은 336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토마토2는 2078억원, 경기는 1824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 중 토마토2와 경기저축은행은 자본이 완전히 잠식된 상황이다.
이들 저축은행 3곳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토마토2 -26.24%, 진흥 -7.45%, 경기 -2.86%로 모두 마이너스 상태다.
아직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은 나머지 저축은행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호남솔로몬저축은행은 자기자본이 1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18억원)에 비해 반토막났다. 영남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 515억원에서 104억원으로 411억원이나 줄어 빠른 속도로 자기자본을 까먹고 있다.
문제는 이들 저축은행이 보유한 후순위채권 규모가 2000억원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6월말 기준 이들 저축은행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후순위채권을 발행하지 않은 토마토2를 제외하고 나머지 5개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 규모는 약 18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경기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 발행규모가 850억원으로 가장 크고, 진흥(400억원), 부산솔로몬(250억원), 영남(199억원), 호남솔로몬(100억원)저축은행이 뒤를 잇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금처럼 저축은행의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새 주인을 찾기 어려운 만큼 가교저축은행에 자산·부채이전방식(P&A)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며 "이 경우 후순위채권과 같은 부채는 이전되지 않기 때문에 후순위채권 투자자들은 투자금액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