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금품수수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국회의원 등 정·관계 인사 10여명에게 금품을 건넨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이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최동렬)는 특경가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 회장에 대한 7개월간의 심리를 끝내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불법대출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유동국 전 전무에게는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또 함께 기소된 이용준 제일저축은행장과 장모 전무에게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불법대출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유동국 전 전무에게는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저축은행의 순환과정이 구조적 위험성을 안고 있고, 경영상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부분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축은행에서 다루는 대출은 위험성이 높은 만큼 여신심사·대출의 과정이 더 엄격했어야 했다"며 "검찰이 기소한 개별적 부실대출 과정을 살펴보면 심사를 생략한 경우가 많다. 저축은행 환경을 문제삼아 '경영상 판단의 원칙'을 주장하려면 구조적 절차부터 지켜야 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금융기관에서 고객의 예금은 불가침한 것이어서 임의로 인출해 쓴다거나 고객들의 수수료를 나눠가지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범죄"라고 지적했다.
또 "저축은행이 부실화되면서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때문에 수많은 피해자가 양산됐다. 불법행위를 발견한 즉시 관계기관에 조사를 요청하고 사직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할 사주와 대표이사들이 수십회에 걸쳐 범죄를 저지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사유를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제일저축은행의 부실대출은 재판부가 기록을 검토해도 얼마가 들어가고 나왔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의 서류가 복잡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유 회장 등이 고객 명의를 도용했다는 공소사실, 일부 배임 혐의와 관련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유 회장 등은 지난 2004년 11월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송파구 가락동 본점 사무실에서 예금고객 명단 중 임의로 뽑은 1만여명 명의를 도용해 1200억여원을 불법대출한 뒤 이 돈을 유 회장 일가 투자손실을 메우는 데 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시재금) 150억여원을 빼돌려 유 회장 개인 채무변제, 유상증자 대금 납입, 유 회장 일가 생활비 충당 등 명목으로 쓴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제일저축은행 사건과 병합된 파랑새저축은행 부실대출사건에 대해 조용문 파랑새저축은행 회장에게 징역 3년, 손명환 전 파랑새저축은행장에게 징역 6년을 각각 선고하고 불구속 상태였던 조 회장을 이날 법정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