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윤영대 한국조폐공사사장이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공사 홍보비를 개인적인 인맥관리 용도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업무나 광고효과와는 무관하게 출신지역 언론사나 본인에게 포상한 언론사에 광고비를 밀어주거나 본인이 몸을 담았던 퇴직 관료들의 모임에도 무분별하게 홍보비를 사용했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최재성(민주통합당) 의원이 조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올해 9월까지 조폐공사 홍보비지출내역에 따르면 조폐공사 기업이미지 홍보비로 지출된 5705만원 중 52.8%인 3150만원을 윤영대 사장의 개인홍보에 사용했다.
구체적으로는 '2012년 한국을 빛낸 창조 경영인'으로 윤 사장을 선정한 J주간지에 전체 홍보비의 23.4%인 1335만원을 지출했고, 본인을 '2012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로 뽑은 F월간지에도 홍보비의 19.5%인 1115만원을 지출했다.
전체 홍보비지출액 중 언론사 광고비는 7곳의 언론사에 지출됐는데, 다른 언론사보다 자신을 포상한 언론사에 5배에서 10배나 많은 비정상적인 홍보비용을 쏟아부었다.
특히 광고비 지출내역에는 본인의 출신지역인 울진지역의 한 월간지 광고비도 포함됐다.
최재성 의원은 "일반적인 기업이미지 광고비용이 200만원~40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특정언론에는 4배 가량 비싼 금액을 지불한 셈"이라며 "울진지역 월간지와는 조폐공사가 무슨관계가 있느냐. 윤 사장이 다음 선거에 대비해 수상경력을 확보하려 한 것이라면 사전선거운동에도 해당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폐공사 홍보비 중에는 윤 사장이 거쳐 온 정부부처 퇴직관료의 모임에 지출된 비용도 포함됐다.
통계청 출신 공직자들 모임인 통우회에 100만원,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공직자들 모임인 공정동우회에 100만원, 예산정책처 출신 공무원 모임인 예우회에 100만원, 재정경제부처 출신 공직자들의 모임인 재경회에 100만원이 지출됐다.
윤 사장은 경북 울진출신으로 과거 재정경제원 시절 예산실 예산총괄심의관을 거쳐, 통계청장과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냈다.
퇴직 이후에는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상임특별보좌역과 한나라당 경북도당 선대위 부위원장을 거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자문위원까지 지낸 'MB맨'으로 조폐공사 사장 임명당시 '낙하산 보은인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최 의원은 "조폐공사의 홍보비집행 프로세스에 의하면 공사업무와 연관성이 많고, 광고효과가 높은 언론사에 홍보비를 지출하도록 하고 있는데, 울진지역 월간지나 통우회, 예우회, 공정동우회 등은 조폐공사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 사장이 "오해받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최 의원은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사장이 쌈짓돈처럼 예산을 지출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개인이 상받은 곳에 비정상적인 광고비를 지출하고, 소속 동호회에 예산을 쓰는 것은 공금유용뿐만 아니라 선거법도 따질 일이다.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