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거듭되는 환율 폭락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손영기 상의 거시경제팀장은 이날 "최근 환율 하락이 일시적 현상에 그친다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단기적으로라도 하락폭이 크거나 장기화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의 수출시 마지노선 환율인 적정 환율은 1100원선"이라며 "이미 상당수 기업들이 채산성 및 가격경쟁력 악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 하락으로 부담을 느끼는 업종에 대해서도 "원료(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업종을 제외하고는 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세계 경제위기로 수출시장이 위축되면서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향후 환율 전망에 대해서도 지극히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손 팀장은 "외국인 자금 유입과 선진국의 양적 완화,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 하락요인이 크다"면서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은 1050~1100원 사이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급격한 환율 하락에 대한 대책과 수출기업들에 대한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의 개입을 촉구한 뒤 "기업들도 처한 상황에 따라 환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한편 수출 다변화,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저환율 시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원 내린 1105.5원으로 장 거래를 마쳤다. 오전 한때 1103.3원까지 밀리면서 외환시장의 긴장감은 극에 달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0월28일 장중 1094.5원을 기록한 이후 연중 최저치다.
외환 전문가들은 심리적 저항선인 1110원선이 붕괴됨에 따라 1050원선을 최후 방어선으로 설정하며 한발 크게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그간 정부의 인위적 고환율 정책으로 원자재가 상승에 허덕여온 중소 납품업체의 경영 안정과 함께 서민생활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물가 안정에는 도움이 될 것이란 긍정적 분석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