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거래가 활발해진 가운데 절세 가능 소매채권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특히 소득이 높지 않은 일반 투자자들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어 채권투자가 거액 자산가들의 전유물을 탈피, 대중적 투자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 국내 증권사 강남센터 지점장은 “올 초까지만 해도 미달을 보였던 물가연동국채 개인 입찰 청약의 마감 시기가 갈수록 앞당겨지고 있다”며 “거액 자산가에서 소액 투자를 원하는 일반 개인투자자들로 수요층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코스콤·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장외 채권시장을 통한 개인 채권 거래량은 1조3141억원에 달한다. 전체 채권 거래량(542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4%에 불과하지만 전달에 비해 559억원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754억원 늘어난 수치다.
시장금리는 워낙 낮고 정기예금 금리는 빠질 만큼 빠졌다. 금융투자상품을 통해 수익을 내기도 어려운 상황에 세금 떼면 남는 게 없다는 일반 투자자들이 세금이라도 줄여보겠다는 차원에서 수요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채권투자에 있어 세금 관련 이슈는 떼려야 뗄 수 없다.
지난 8월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절세상품인 물가연동국채에 투자자가 몰린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물가연동국채는 오는 2015년까지 물가상승에 따른 원금상승분에 붙는 15.4%의 과세 적용을 피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채권 수익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기본적으로 채권 표면금리에서 발생하는 이자소득과 채권매매수익률 차이로 인한 매매손익이다. 이중 표면이자율에 의한 이자소득은 과세대상이다. 세금 최소화를 위한 비과세채권을 비롯해 표면금리가 아주 낮은 채권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소득 규모에 따라 상대적으로 전략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소득이 많은 투자자는 분리과세가 가능한 채권, 비과세채권이 유리하고 금융소득이 많지 않은 투자자는 표면금리가 채권매매수익률보다 낮은 채권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표면금리가 채권매매수익률보다 낮은 채권에 투자하면 낮은 표면금리에 따른 이자소득만 과세되기 때문에 수익률 대비 작은 과표로 인해 상대적으로 세후수익률이 높게 나올 수 있어서 절세효과 측면에서 유리하다.
성현희 우리투자증권 채권상품팀 차장은 “대표적 절세상품인 물가채의 경우 표면금리가 낮다는 점이 메리트”라며 “더구나 예전엔 명목국채금리가 높았지만 많이 떨어진 현재는 물가상승률과 비과세 등을 감안하면 전체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분리과세가 가능한 10년 이상 장기 채권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성 차장은 “보통 국고채 20년물 매매수익률 3.10~3.15%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절대금리 부담과 장기적으로 금리인하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 향후 불확실한 경기회복 전망이 더해져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확정금리를 받을 수 있는 장기물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손해 제로(0)의 상품은 없는 만큼 장기물의 경우 특히 금리 상승기 평가손실에 유의해야 한다"며 "만기까지 가져간다면 문제가 없지만 만약 금리 상승기 중도 매도할 경우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장기채는 금리상승 리스크를 가장 염두에 둬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