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18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숨고르기에 나서며 1100원대 초반 중심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전일 국제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스페인 우려 완화로 미국 달러에 1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했다. 유로·달러는1.313달러로 고점을 높이고 1.311달러에 상승(전거래일 종가 대비) 마감했다. 달러·엔은 79엔으로 고점을 높이고 78.9엔에 상승 마감했다.
이날 무디스는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Baa3로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그 이유로 구제금융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스페인에 대한 신용 한도가 확대될 것이라는 루머도 유로화를 지지했다.
하지만 올리비에 베일리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EU 정상회의에서 스페인과 그리스는 의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불안의 여지를 남겼다. 필립 뢰슬러 독일 경제장관도 내년 성장률 전망을 1.6%에서 1.0%로 하향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주택착공실적은 15% 급증해 엔화에 대한 미국 달러 강세를 견인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100원에 바짝 다가섰음에도 외환당국의 움직임은 크게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당국이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환율의 하락세가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요국 지표는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기 회복을 확신하기 힘든 상황인데다 연말 미국의 재정절벽 등의 위험 요인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급하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증시 외국인의 매수세도 강력하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또 환율 레벨이 아직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는 점도 당국 개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원화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고 엔·원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 경쟁력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최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인사들이 환율 개입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 이는 그간의 입장과는 대비되는 것으로,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공격적인 환시 개입은 자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유로화 1.30달러 상향 돌파 이후의 추가 상승 흐름과 위안화 초강세, 시장의 위험 선호 분위기 등이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다만 통상 환율의 가파른 하락은 외국인의 공격적 주식 매수와 함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최근 외국인의 주식 매수는 매우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완만한 하락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개입 경계로 1100원 선에 대한 지지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선물 예상범위는 1102~1108원.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오늘 원·달러 환율은 개입경계와 레벨부담이 누적된 가운데 숨고르기에 나서며 1100원대 초반 중심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오늘 발표될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무난한 결과를 보일 경우 오늘 밤에 있을 미국 주간고용 발표에 대한 경계심으로 포지션 플레이가 제한되며 좁은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선물 예상범위는 1103~1109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