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내년 초에 자산 1조원 이상 일부 저축은행이 추가 퇴출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업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정기검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당국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의 영업정지 조치 이후 금감원이 저축은행에 대한 하반기 정기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사대상 저축은행은 줄어들고 검사기간은 2배 이상 늘어나는등 상당히 강도높은 검사를 벌이고 있다.
저축은행 검사기간은 올 하반기 이후 정기검사부터 기존 2~3주에서 4~5주로 연장됐다.
또 검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검사대상도 대폭 줄였다. 보통 반기 30~40곳 정도 정기검사했지만 올 하반기에 20곳 정도만 검사계획을 세웠다.
현재 하반기 검사계획 중 12~13곳 정도 검사를 진행한 상황이다.
검사 대상은 줄어들고 검사 기간은 늘어난 만큼 의심 계좌추적 등 부실을 잡아낼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검사기간이 연장이 돼 의심 사항이나 혐의가 발견되면 계좌추적을 끝까지 할 수 있게 됐다”며 “그 만큼 지적 사항도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검사 수준이 강화되면서 저축은행이 추가 퇴출될 것이라는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1조원대 저축은행들이 대상이 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규모가 적기 때문에 적은 규모의 자본확충만으로도 건전성이 개선되지만 1조원이 넘는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쉽지가 않다”며 “특히, 경영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어 부실은 더욱 늘어나고 있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추가 퇴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저축은행의 경영실적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올해 6월말 92개 저축은행은 1조162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6월 4014억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또한 11개의 저축은행은 6월말 현재 완전히 자본잠식 된 걸로 나타났다.
더욱이 최근 예금보험공사도 단독검사 회수를 늘리는 등 다각적으로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압박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예보는 지난 6월에 중소형 저축은행 3곳에 이어 지난 8월 대형사 2곳을 추가로 단독 조사를 실시했다.
연말까지 금감원과 공동검사도 계획하고 있어 부실 저축은행 추가 퇴출에 대한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저축은행업계도 이같이 강화된 검사 강도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정된 저축은행 검사가 길어지거나 지연되면서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생기고 있다”며 “대주주의 불법 등으로 부실이 발생한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정리가 된 상황이어서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불법이 아니라 영업을 못해 쓰러지는 저축은행이 나오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