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논란)김장수, 정치적 입장 때문에 다른 말 하나?

당시 상황 잘 아는 이백만, 박선원 등 신랄하게 비판

입력 : 2012-10-19 오후 3:18:49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제기한 NLL 의혹에 대해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발언한 김장수 남북정상회담 당시 국방부 장관을 향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배신이고 역사에 대한 배신"이라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특히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측 관계자들에게 "NLL은 건드리지 말고 오라"고 지시한 사실도 밝혀져 김 전 장관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 때문에 구미에 맞는 발언을 한게 아니냐는 질타가 나오고 있다.
 
참여정부 홍보수석을 지낸 이백만 노무현 시민학교 교장은 "김 전 장관은 사실만을 얘기해야 한다"면서 "아무리 말을 바꿔 탔다고 하지만, 자신의 정치적 입장만을 고려한 '근거 없는 억측'은 전직 국방장관의 격에 맡지 않는다"고 분노를 터트렸다.
 
이 전 수석은 지난 17일 노무현재단에 기고한 글에서 호남 출신인 김 전 장관이 민주정부 10년 동안 승승장구를 하고도 정권이 바뀌자 지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비례대표로 영입된 점, 현재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국방안보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점을 겨냥했다.
 
이어 이 전 수석은 "'꼿꼿 장수'의 소신치고는 초라하기 그지 없다"고 꼬집었다. 참여정부의 국무위원이었던 김 전 장관이 현재의 정치적 입장 때문에 남북정상회담 당시의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신랄한 비판이다.
 
이 전 수석은 김 전 장관이 당시 국방장관회담의 전권을 위임받은 것이 "'NLL의 존재를 인정하는 전제 하에 서해평화협력지대 추진한다'는 방침은 국방부의 입장이었고, 노 대통령의 원칙이었기 때문"이라면서 "이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문헌 의원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노 대통령이 김 전 장관에서 전권을 백지위임했을까. 결코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NLL에 관한 특별한 지침을 주던지, 아니면 국방장관회담 자체가 열리지 않도록 했을 것이다. 정 의원의 폭로에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말과 노 대통령이 국방장관회담의 전권을 주었다는 말은 서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정 의원이 노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비밀 단독회담을 했다고 하는 시각은 10월3일 오후3시"라면서 "공식수행원들의 말을 들어봐도 그렇고, 경호책임자의 경호상황을 복기해 봐도 그렇고 그 시간에 비밀회담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도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장수 전 국방장관 발언을 인용해서 노 전 대통령이 NLL을 고수하셨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박 전 비서관은 김 전 장관이 "당시 회담에 가기 전 노 전 대통령에게 한 회담전략보고에서 '(북한이) NLL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태도가 있을 때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있다. NLL 관련 모든 사안은 전권을 위임해 달라'고 말했고, 노 전 대통령은 파안대소하며 '국방장관이 소신대로 하고 오라'고 했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
 
이백만 전 수석은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NLL 사수를 담당하는 국방부의 소신대로 하라고 말씀하신 노 대통령의 의도가 무엇이셨겠느냐"며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김 전 장관의 발언만 봐도 노 대통령의 NLL 수호 의지는 확고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전 수석은 김 전 장관이 18일 YTN라디오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국방안보 인식이 "노 전 대통령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평가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 전 장관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국방안보 인식에 대해서는 "영토주권에 대한 수호 의지가 대단하다"고 밝힌 것과, 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서해 연평도를 전격 방문한 것 등을 보면 대선 정국에서 '북풍(北風)'을 일으키려는 것이 의심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11월23일 연평도 포격 1주기 때는 연평도를 찾지 않았던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연평도를 찾아 "NLL을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한다"고 말해 대선을 앞둔 정치적 행보로 사실상 박근혜 후보를 지원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켰다.
 
새누리당도 연일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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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