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21일 정수장학회 관련 기자회견으로 인해 대선 국면에서 역사관 논쟁이 재점화가 되고 있다.
당초 전향적인 입장을 낼 것으로 보였던 박 후보가 정면돌파를 선택하자 야권은 집중공세를 펼쳤다.
문재인 후보 선대위 진성준 대변인은 박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브리핑을 갖고 "역사인식의 부재로 대통령 후보로서 부적격임을 스스로 드러낸 회견이었다"고 혹평했다.
진 대변인은 "박 후보는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것을 아버지, 박정희를 중심으로 인식하고, 사고하고, 해석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다보니 강탈이 헌납으로 뒤바뀌고, 장물이 선물로 둔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역사인식을 가진 분에게 대한민국의 미래 맡길 수는 없다"면서 "박 후보는 자신의 역사관을 돌이켜보고, 이제라도 잘못을 시인·사죄하며 정수장학회를 사회에 환원하라"고 촉구했다.
안철수 후보 캠프의 유민영 대변인도 이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2012년 대선후보인데 인식이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면서 "상식과 법을 존중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 후보와 같은 인식으로는 새로운 미래, 소통하는 대한민국을 열 수 없다"고 성토했다.
금태섭 상황실장 역시 22일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 상식과 사법부의 판단에 맞지 않는, 이해가 되지 않는 말씀"이라며 "사실과 다른 말을 하는 것을 보니 보좌진들이 심기를 해치지 않는 보고만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진보진영도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를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후보는 "박 후보가 국민들과 화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자신은 상관없고 이사회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면 박근혜 후보가 왜 기자회견을 했나. 강탈당한 사람은 있는데 강탈한 사람은 없는 이 상황을 무어라 설명해야 하는가"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통합진보당에서도 유선희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과거사에 대한 그간의 사과조차 과연 진정성이 있었는지를 의심하게 만든다"며 "박 후보가 겸허한 태도와 소통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원성은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통합당은 정수장학회를 정쟁의 도구로 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 대변인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나라, 꿈이 이뤄지는 나라로 만들기 위한 밝은 비전, 훌륭한 정책을 제시하는 일에 열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재오 의원이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정수장학회는 법의 잣대가 아니라 국민 눈의 잣대로 봐야 한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등 당내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어 야권의 맹공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