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국토해양부가 지난 2009년 도입한 시외버스 통합전산망 서비스가 무용지물상태에서 3년 만에 전면 중단 위기에 처했다.
시스템을 구축한
SK(003600)브로드밴 등 사업자들이 사용료 미납이 누적되자 다음 달 서비스 중단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는 서비스 수수료율 책정 등 행정지원은 손을 놓은 채 사업 위기 원인을 버스사업자와 시스템 공급 업체의 책임으로 미루는 등 전형적인 탁상 행정을 벌이고 있다.
24일 민주통합당 이윤석 의원에 따르면 국토부가 2009년 시작해 2010년에 완료하겠다던 시외버스 통합전산망 구축 사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다음 달부터 시스템이 전면 중단될 전망이다.
국토는 사업 도입 전 버스 왕복승차권 발매와 승차권 예매 등이 이뤄지지 않은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시외버스 승차권 통합전산망 구축사업'을 통해 이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국토부는 사업주관으로 '전국여객자동차 터미널 사업자협회(이하 터미널협회)'를 선정했고 이후 터미널 연합회는 SK브로드밴드, 이지인터넷과 협약을 맺고 139개 터미널에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실제로 국토부는 이와 관련 지난해 '올 3월부터 전국 294개 버스터미널의 전산망을 연계한 통합 시스템이 구축돼 인터넷 예매가 가능해진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바 있다.
사업이 완료될 경우 전 지역 버스, 지하철, 철도,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전국 호환 교통카드'와 외국인 관광객이 수도권의 모든 대중교통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1일 이용권'도 도입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올해 부처업무보고 자료에도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의 승차권 발매 통합 홈페이지 구축' 관련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사업 추진 중 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이하 버스연합회)가 매표수수료 문제로 터미널별 독자적인 전산망 구축에 나서면서 '통합'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2010년 말까지 완료하기로 했던 시외버스통합전산망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미 기본 시스템 설치와 일부 서비스는 제공되고 있지만 버스사업자 간 시스템 호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337개 터미널 중 온라인 예매가 가능한 터미널은 77개소로 22.8%에 그치고 있으며, 철도예약 시스템과 같은 왕복예매가 가능한 터미널도 고작 22개소, 6.5%에 불과하다.
국토부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사실상 사업이 무용지물이 된 것.
이처럼 사업이 지지부진한 사이 수수료 문제까지 불거지며 사업 중단이 가시화되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이번 사업은 SK브로드 밴드가 시스템 구축에 선투자한 뒤 터미널협회 측으로부터 전산 수수료를 받아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돼 있다. SK브로드밴드의 선투자 금액 41억3000만원이다.
그러나 양측 간 수수료율이 결정되지 않은 채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11억원이 넘는 사용료가 밀리자 SK브로드밴드가 다음 달 사업 중단을 통보하고 나섰다.
현재 협회 측은 국토부가 수수료를 결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당사자 간 해결 방침만을 고수하며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보도자료와 업무보고 상에는 사업 추진을 호언장담했지만 정작 사업은 갈피를 못잡은 채 3년 동안이나 표류하고 있던 셈이다.
이 의원은 "국토부는 지자체 협조공문만 보낼 뿐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별다른 해결책도 없이 똑같은 부처업무보고만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