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국내제약업계가 제약강국으로 우뚝서기 위해서는 신약의 가치를 인정하도록 약가제도가 개선돼야 한다. 또 화이자, 암젠 등을 비롯한 선진 제약기업들과 전략적 M&A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김희국 새누리당(보건복지위) 의원이 주최한 '제약강국으로 가는 길' 토론회가 29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현병환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은 "정부가 2007년부터 약제비를 절감하려, 강력한 약가통제 정책에 나서면서 제약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신약의 가치 인정을 위한 약가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 센터장은 “새로운 혁신 신약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 향상과 신약의 혁신성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신약의 혁신성에 따라 세분화해 차별화된 약가제도를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센터장은 이를 위해서는 신약 개발에 대한 강력한 동기 부여가 업계 전반에 확산돼야 한다며 혁신성을 인정한 약가결정 개선으로 보험 재정에 대한 영향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남수연
유한양행(000100) 중앙연구소장 역시 신약의 경제적 가치가 반영될 수 있도록 경제성 평가, 협상 방법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남 소장은 "약가와 보험급여에 대한 정부 압박이 심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은 여전히 힘들다"며 "앞으로는 혁신적인 신약을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이 신약들이 기존의 치료제(제네릭)보다 얼마나 우수하고 높은 약가를 정당화시킬 수 있느냐가 제약사들의 가장 큰 고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소장은 이어 “수출국가별 전략적 지원을 통해 제약사들의 해외진출 지원을 더 확대해야 한다”며 “제약사들도 세계적인 기업들과 전략적인 M&A를 통해 해외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이런 업계 현실에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제약기업들의 R&D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책지원은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안도걸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우리 제약사들이 이제 글로벌 시장으로 가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앞으로는 블록버스터 신약 특허 만료에 따른 복제의약품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정부도 기술 제휴에 따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제도적 지원 정책으로는 ▲기업경영 중심 R&D 투자 인센티브 확대 ▲R&D 비용에 대한 법인세액 공제 확대(백신, 임상1.2상 추가) ▲혁신신약 임상시험 비용 지원 방안 ▲신성장동력분야 바이오 외에 화합물 의약품 포함 추진 등이 제시됐다.
안 국장은 그러나 “영세한 제약사들이 여전히 많아 투자여력 부문에서는 국제 경쟁력에 비해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백화점식 품목이 많은게 현실”이라며 “먼저 R&D 투자가 이뤄져야 정책 지원도 뒷받침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