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원화절상에 `기대반 우려반`

원재료값 하락은 `기대`..국제곡물가 상승영향 다음달 나타나 `우려`

입력 : 2012-10-30 오전 10:45:43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며 1100원대 아래에서 머물고 있는 가운데 원재료 수입이 많은 식품업계의 표정에서 기대감과 우울함이 교차되고 있다.
 
워화절상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의 하락은 기쁜 일이지만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밀, 대두, 옥수수 등 애그플레이션으로 상승한 국제 원재료 가격의 반영이 다음달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되는 점은 우울한 부분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 원재료 구매시 보통 달러를 지불하는데 환율 하락은 결국 원재료 가격 하락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 기업 입장에서는 호재다.
 
국내 식품업체중 가장 많은 곡물 원재료를 수입하는 CJ제일제당(097950)은 연간 기준으로 환산해 환율이 10원 내릴 때마다 30억원의 이익을 보는 구조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식품 등 내수기업에 환율이 하락하는 것은 이익 측면에서 반가운 소식"이라며 "단 6월부터 시작된 국제 곡물가 상승의 영향이 다음달부터 적용돼 실질적 효과는 없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얼마간 내림세가 유지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현재 환율과 곡물시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칠성(005300)음료는 오렌지, 포도 등 농축액 수입량이 많고 수출보다 내수 비중이 훨씬 높아 환율 하락으로 인한 긍정적 요소가 많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환율이 하락하면 단편적으로는 이익 효과가 있다"면서도 "원재료를 선물로 구매하기 때문에 현 시세와는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워낙 수입하는 품목이 많아 원재료 가격의 등락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농축액 가격이 증가하는 추세라 환율이 낮아지더라도 이익분이 상쇄돼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롯데칠성은 현재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에 이번 환율의 하락이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늘어나는 수출이 오히려 걱정거리가 된 셈이다.
 
이 관계자는 "비록 10대 1 수준으로 내수가 수출보다 훨씬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수출량이 증가하고 있어 환율 하락에 따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농심(004370) 관계자는 "수입하는 원재료가 많아 환율이 내려가는 것은 좋은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다른 업체와 마찬가지로 수출 대비 내수 비중이 높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환율 하락으로 실제 이익을 보기 위해서는 이러한 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하락 폭도 커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오리온(001800) 관계자는 "현재 환율 상황으로만 놓고 볼 때 긍정적인 예측이 가능하다"며 "다만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이익이 수치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007310) 관계자는 "환율이 내려간 것은 지난 3~4개월 동안 5% 전후에 불과하다"며 "그보다 곡물 가격이 상승한 폭이 더 크기 때문에 크게 이익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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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