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방향성이 불분명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30일 내놓은 '한국의 통화정책, 경기 대응 늦다'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 같이 지적했다.
통화정책반응함수로 분석한 결과 현 김중수 총재 재임기간 통화정책은 경기와 물가 두 설명변수 모두 정책금리 변화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경기는 진작되지만 물가가 오른다. 반면에 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위축하는 대신 물가는 내려간다.
통화정책이 경기와 물가 중 어느쪽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는지 봤을 때, 주요국들의 중앙은행은 물가 변화 보다 경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 통화정책은 두 가지 설명 변수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조 연구원은 "최근 한은의 금리 결정이 사후적으로 보면 물가를 중시했는지, 경기를 중시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시기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조 연구원은 "2010년 이후 한은이 정책금리를 인상해야 할 시기에는 한발 늦게 조금 올리고, 금리를 떨어뜨려야 할 때 역시 한발 늦게 조금 내렸다"고 주장했다.
조 연구원은 "올해 1분기 3.7%이던 적정 정책금리 수준은 2분기 2.5%, 3분기 1.2%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정책금리 수준이 절대적 기준일 수는 없지만 현 기준금리 2.75%는 상당히 높다"라 평가했다.
금리 운용 신축성에 대한 비판도 제기했다.
조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정책금리 변동성, 즉 경기상황 변화에 대한 통화정책의 신축적 대응 수준은 다른 주요국들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맞는 보다 적극적이고 신축적인 통화정책 실시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