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에 휘둘리는 막걸리 시장..제품 경쟁력 절실

이른바 '소맥' 열풍에 막걸리 업계 수출·내수 동반부진
기존 웰빙 트렌드를 넘어서는 경쟁력 갖춘 제품 필요

입력 : 2012-10-31 오후 3:53:22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최근 2~3년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던 막걸리 시장이 올해 들어서는 수출과 내수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의 판매량 감소는 이른바 '소맥' 열풍이 주된 이유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특별한 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여름과 비교해 겨울에 막걸리가 많이 판매되는 추세에 따라 추운 날씨가 다가오면서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예상만을 하고 있을 뿐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소맥'의 유행이 이렇게까지 퍼질 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맥주 업계에서 마케팅을 집중한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막걸리 열풍으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현재로서는 잠시 더디게 가는 상황일 수 있다"며 "주류 시장의 변화에 따른 현상이므로 다시 유행이 오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해명했다.
 
유산균, 비타민B, 식이섬유 등에 피부미백, 항암효과까지 효능이 알려지면서 지난 2009년부터 막걸리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후 2010년 수출액 1910만달러에서 지난해 수출액 5276만달러로 무려 176%에 달하는 성장세를 맞이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갈 요소가 없던 틈을 타 소주와 맥주를 혼합해 마시는 '소맥' 열풍이 주류 시장을 휩쓸었다.
 
지난 4월 한 시장조사 업체가 발표한 자료에서 음주시 '소맥을 마신다'고 답한 비율이 전체의 85%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소주 30%, 맥주 70% 등 3:7로 혼합해 마시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는 구체적인 항목도 있을 정도였다.
 
반면 막걸리의 기세는 한풀 꺾였고 곧바로 내수 부진으로 이어졌다.
 
한 대형마트의 올해 1~9월 막걸리 매출은 지난해보다 11.2% 줄어 소주 5.8%, 국산 맥주 2.2%보다 감소폭이 컸다.
 
또한 수출에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을 상대로 한 물량이 급감했다.
 
최근 관세청 수출입 통계자료를 보면 올해 9월까지 일본에 수출된 막걸리는 총 2만1743톤, 2736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8.6%, 28% 감소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의 경기가 안 좋고 저알코올 주류를 선호가 증가하는 이유도 있으나 막걸리가 유행일 때 이미 현지 유통에는 풀릴 만큼 풀렸다"고 말했다.
 
그는 "막걸리의 유행이 완전히 꺾인 정도는 아니다"면서 "새로운 주류 트렌드를 창출하고 제품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 현재 상황을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막걸리 열풍 초기 강조됐던 항암효과 등의 기존의 웰빙 마케팅으로는 더는 시장을 공략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국순당(043650)의 캔 막걸리 '아이싱'은 출시 10일 만에 50만캔에 이어 두 달여 만에 250만캔을 판매해 선전을 펼치고 있다.
 
같은 업체에서 생산되는 캔 막걸리의 월평균 판매량 20만캔을 훨씬 넘기면서 침체에 빠진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제품은 젊은 고객층을 겨냥해 알코올 도수 4%로 부담을 줄이고 자몽 과즙을 첨가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했다.
 
국순당 관계자는 "20~30대 여성뿐만 아니라 술을 부담스러워 하던 소비자에도 호응을 얻고 있다"며 "젊은 세대에도 전통주가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단순히 시장 트렌드에 기대하기 보다는 위기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경쟁력이 막걸리 업계 전체에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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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