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31일 승부수를 던졌다.
대선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투표시간 연장을 관철하기 위해 새누리당이 제안한 '후보 중도사퇴시 선거보조금 미지급 법안(먹튀방지법)'을 수용하기로 한 것.
지난 29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캠프 이정현 공보단장이 "'먹튀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법'을 국회에서 동시에 처리하자"고 제안한 것을 받으면서 공을 도로 새누리당에게 넘긴 것으로, 투표시간 연장을 통해 참정권을 보장하겠다는 문 후보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문 후보와 마찬가지로 투표시간 연장에 찬성하는 안철수 후보의 경우 무소속인 한계로 이와 같은 승부수를 걸래야 걸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이번 결단이 더욱 돋보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편 투표시간 연장을 반대하기 위해 야권의 단일화에 따른 국고보조금 문제를 결합한 이정현 공보단장의 제안으로 '장군'을 불렀던 새누리당은, 문 후보가 이를 수용하며 '멍군'으로 맞서면서 어떻게든 응답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대선을 불과 49일 남겨 놓은 시점에서 자신들이 먼저 제안했던 카드를 스스로 뒤집을 경우 감당해야 할 여론의 비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문 후보 캠프 진선미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말을 바꾸면 언론이 지적해주셔야 한다"면서 "'먹튀방지법'을 갑자기 만들어서 같이 논의하자고 얘기를 하셨으니 책임을 지셔야 한다. 우린 (새누리당이 하자고 한 것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진 대변인은 '먹튀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법' 동시 처리에 대해 "새누리당이 투표시간 연장을 통한 국민참정권 확대에 대해 이러 저러한 핑계로 회피하다 못해 제기한 편법"이라고 인정했지만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이번 대통령선거 전에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는 것이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수용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한 "문재인 후보는 정당의 이익보다 국민의 참정권을 지키는 것이 훨씬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새누리당의 요구를 대승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후보등록일(11월25일) 이전 안철수 후보로의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152억원에 달하는 국고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문 후보와 민주당이 자당의 이익보다 오직 투표시간 연장을 위해 내린 결단임을 강조한 것이다.
새누리당을 향해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압박의 수위를 높인 문 후보의 승부수가 과연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