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5년 전으로 뒷걸음질

5년간 물가 16% 상승 감안하면 5년 이상 가격 회기

입력 : 2012-11-02 오후 1:26:59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장기 침체속에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의 시계가 5년 전으로 돌아갔다. 2007년 수준으로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이다. 물가상승으로 화폐가치는 매년 하락 중이란 점을 감안하면 실물 자산인 아파트의 가치 하락은 보이는 것 이상이다.
 
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아파트 아파트값 매매가격지수는 96.4다. 2007년 1월(96.3) 이후 가장 낮다. 전고점인 2008년 9월에 비해 7.4% 하락했다. 최근 17개월 연속 하락세다.
 
특히 재건축 예정 아파트와 고가 대형 아파트의 하락폭이 컸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전용 49㎡의 평균 호가는 7억1000만원~7억3000만원이다. 이는 지난 2006년 1월~2월 당시 가격 수준이다. 최고가는 2009년 8월 기록한 10억4500만원이다.
 
삼성동 I'PARK 전용 145㎡ 역시 현시세는 30억원 정도로 2006년 4월 27억7500만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고점은 33억원~33억1000만원까지 올랐던 2008년 상반기다.
 
가온AMC 이정찬 대표는 “2006년 초호황을 지나 금융위기 직후에도 IMF학습효과로 한동안 아파트 값은 꾸준히 올랐지만 장기불황에 지친 매도자들이 가격을 내리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매수세가 붙지 않으니 가격은 추가 하락을 피할 수 없는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도권 아파트값은 외환위기 탈출 이후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8월까지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후 보합세를 유지하다 2010년 중반을 기점으로 대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물가는 매년 오르며 화폐가치는 떨어지는데 반면 실물 자산인 아파트가격은 5년 전으로 뒷걸음질 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물가상승률은 16.7% 달한다. 사용 수익없이 즉 거주를 하지 않고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했다면 물가상승률 만큼 고스란히 손해를 봤다는 뜻이다.
 
부동산은 통상 물가상승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한 자산 중 하나지만 수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재화이기 때문에 경기침체에 따른 리스크가 높아지면 투자수요는 빠르게 위축되는 위험이 있다.
 
부동산뱅크 장재현 팀장은 “투자 측면에서 본다면 5년 전에 아파트를 샀다고 해도 본전치기로 끝난 것이 아니다”며 “이자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다른 투자 기회를 잃어버린 점도 있고 돈의 가치가 하락한 만큼 마이너스 수익을 남긴 것이다”고 말해 실질적인 수도권 아파트값은 회기 정도는 5년이 넘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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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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