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부동산 시장의 동맥 역할을 하던 경부축이 동맥경화가 심상치 않다. 아파트값 상승을 실어나르던 경부축은 최근 하락의 진앙지가 되며 전반적인 침체를 부르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 최상위 자리를 다투던 강남, 과천, 분당 등은 몇년째 하락 최상위를 휩쓸고 있다. 아파트값은 이미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다만 수도권 경부축 남부 일부 도시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경부축을 타고 오름세가 다시 확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아~옛날이여" 경부축 평균 호가 20%↓
5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고점 대비 아파트 값 하락폭이 가장 컸던 곳은 경기도 과천이었다. 무려 26.4%나 하락했다. 전고점이었던 2007년 당시 서울 강남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던 평균 매매가는 현재 서초구에 밀린 상태다.
재건축 아파트 침체에 속에 과천정부청사 이전이 확정되며 아파트값은 급경사를 그리며 내려가고 있다.
부동산뱅크 장재현 팀장은 “호가 기준으로 20% 이상 하락하면 폭락 수준에 가까운 것으로 현재의 정부청사가 과천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하는 대목이다”며 “반대 급부로 세종시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2006년말 11억원에 실거래되던 과천 별양동 주공5단지 전용 104㎡는 최근 6억1000만원에 급매물이 팔렸다. 실거래가는 6년 사이 4억9000만원이나 하락했다.
이어 용인 수지구가 -24.4% 고점 대비 두 번째로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활황기 강남의 대체지역으로 떠오르며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렸던 용인 수지구는 이후 대형 아파트 중심의 공급과잉으로 수요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분당은 20.9% 떨어졌다. 강남의 대체지로 개발됐던 만큼 강남의 하락세가 고스란히 전달되며 내림세를 보였다. 최근에는 1기 신도시의 노후화 현상까지 겹치며 수요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부동산1번지 강남3구 중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송파구로 나타났다. 고점 대비 13.0% 떨어졌다. 이어 강남구가 10.5%, 서초구가 6.1% 하락했다. 서초구는 경기에 민감한 재건축 아파트가 많지 않아 상대적인 하락폭이 적었다.
◇경부축의 새로운 희망 '안성·평택'
반면 전반적인 수도권 부동산 침체 속에 상승세를 보이는 곳도 있다. 경기도 안성과 평택은 현재 아파트값이 역대 최고점이다. 최근 2년간 안성 아파트값은 15.0% 상승했으며 평택은 14.9% 올랐다.
안성은 신세계, KCC 등 대기업이 물류센터와 공장 준공예정 등을 건설키로 하는 등 개발호재가 이어지며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나 물량 부족현상이 지속돼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함께 상승했다.
또 평택은 삼성전자가 고덕산업단지에 100조원 이상을 투자해 바이오산업과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을 조성키로 하며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여기에 2014년 예정인 수도권 고속철도 KTX지제역 개발은 평택 부동산 활성화에 힘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