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팬택이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정리 인원은 150명이 넘는다. 팬택의 임직원은 총 3000명 선이다. 동시에 내년도 경영계획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애플과 삼성의 '독주' 이면에 감춰진 IT업계의 '그늘'이다.
먼저 인력 구조조정 절차는 이번주 내로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희망퇴직과 함께 강제 구조조정도 병행하고 있다. 기준선인 LP(Low Performance : 낮은 성과) 이하의 임직원이 구조조정 대상이며, 주로 대미 수출 파트가 해당됐다. 미국 시장 점유율이 기대만큼 따라오지 않는 것에 대한 문책성이다.
인사팀은 7일까지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면담을 실시한다. LP 이하의 해당 직원들에겐 구조조정 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실무 차원에서의 행정절차 마무리를 금주까지 마친다는 방침이다. 지난주부터 진행된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부 강제통보 등이 뒤따르면서 반발도 커졌다. 내부 동요는 또 다른 숙제다.
퇴직 사유는 해당 직원과의 면담 등을 통해 권고사직으로 하기로 했다. 재취업까지 일정 부분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실업급여 혜택을 주기 위해서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퇴직금 외에 별도의 위로금을 건넨다는 방침이다. 이후 회사 사정이 괜찮아질 경우, 이들 퇴직자에게 채용의 우선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팬택은 이와 함께 이미 각 사업부 별로 마련된 내년도 사업계획(경영계획) 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다. 내년 투자 및 채용 규모는 사업계획이 재검토됨에 따라 일단 보류됐다. 백지화 단계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만큼 팬택의 사업성과와 재무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팬택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매년 12월 진행되는 인력 효율화 작업을 좀 앞당겨서 한데다 (구조조정) 인원도 좀 늘었을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또 강제통보 등 일부 진통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프로세스를 거치지만 해당 직원으로선 그런 불만이 일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협력업체들 사이에서 나돌고 있는 300~500명 감원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업계획 재검토' 여부에 대해서는 "예년엔 지금쯤 확정됐지만 새로 다시 뜯어보고 있다"면서 "투자 및 채용 등은 사업계획이 확정된 뒤에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 매우 불투명하다. 애플과 삼성을 제외하고 모두들 비상상황에 직면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애플과 삼성,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구도가 굳어지면서 이를 돌파하기 위한 여타 제조사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지난해 '워크아웃' 과정을 이겨내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부활의 몸짓을 펼치고 있는 팬택이라고 예외가 아닌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