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유신독재'에서 'MB심판론'으로 전략 선회

입력 : 2012-11-28 오전 11:37:41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민주통합당이 대선구도 전략을 고쳐 잡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에서 현 이명박 정권 심판론으로 방향을 틀면서 성난 민심을 자극하겠다는 의도다. 반MB 정서가 강한 터라 안철수 후보 사퇴로 갈 곳을 잃은 부동층의 표심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인영 대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은 28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선거구도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번 선거의 본질적 핵심은 진짜 민생이냐 가짜 민생이냐, 민생 파탄을 일으킨 새누리당의 정권연장이냐, 민주정부 3기로의 정권교체냐”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얼마 전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선진당과 통합하면서 낡은 보수대연합을 이뤘다. 이에 반해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국민연대를 통해 새 정치로 미래연합을 구축하겠다”며 “이것은 2차 민주대연합이고, 미래를 향한 진보대동맹이고, 평화연맹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현 정권의 실정에 분노하는 민심을 최대한 자극함과 동시에 프레임 자체를 극명하게 대비시키고자 함이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 강화는 진보 진영의 결속력은 높일 수 있으나, 경제위기 상황에서 성장을 바라는 중장년층 표심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전략적 반성도 내포됐다는 게 선대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국 민생 부분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면서 민생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현 정권에 대한 공동책임론을 강조하고자 하는 게 이번 변화된 전략의 특징으로 보인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박정희 대 노무현의 과거 전쟁으로는 현 정권의 실정이 묻혀질 수 있다”며 “잃어버린 이명박근혜 틀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게 전략적 판단의 요지”라고 말했다.
 
홍영표 종합상황실장도 나섰다. 그는 먼저 “이번 대선은 이명박 정권 5년에 대한 국민 심판”이라고 규정한 뒤 “새누리당 정권연장이냐, 정권교체냐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특히 “민생파탄으로 실패한 정권에 협력하고 방관해 온 것이 박근혜 후보”라며 “실패한 정권의 연장을 막는 선거가 바로 이번 대선”이라고 강조했다.
 
홍 실장은 구체적으로 “박 후보는 새누리당 정권 실패에 공동 책임이 있다”면서 “부자감세와 4대강 사업에 협조했고, 수많은 인권 유린과 언론 탄압에도 침묵했다. 실패한 정권의 책임이 있는 박 후보는 미래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쏘아 붙였다.
 
그러면서 “실패한 새누리당 정권에 대해 국민이 심판하는 것은 기본적 도리”라며 “서민을 외면하고 소수의 기득권 정치, 불공정한 특권 정치, 불통의 낡은 정치를 심판해 달라. 새누리당의 정권연장을 막는 것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대변인들도 잇달아 정권심판론에 가세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박근혜로의 정권교체를 주장한다. 새누리당은 박 후보가 이명박 정권 아래에서 야당 처지에 있었다고 주장한다”며 “(사실) 박 후보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 공동대통령 역할을 해왔다. 국정운영에 깊숙이, 그리고 은밀하게 개입해왔다”고 반론했다.
 
이어 “박 후보는 이명박 정권 집권 하반기의 공동대통령으로 노사관계파탄, 서민경제파탄, 지역균형발전파탄, 남북관계파탄, 국방안보파탄 등 5대 민생파탄 공동책임자”라며 “이제 와서 이명박 정권과 차별화하면서 박근혜로의 정권교체를 주장하는 것은 파렴치한 태도를 넘어서 심각한 자기부정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은 이명박 정권과 그의 국정동반자 관계이자 공동대통령이었던 박근혜 후보가 5대 민생파탄을 책임지고 심판대에 올라야 한다”며 정권심판론을 축으로 여당 후보인 박 후보에 대한 책임성 부문을 최우선으로 짚었다.
 
박광온 대변인도 현안브리핑을 통해 “어제 오늘 여러 매체에서 이명박 정권 심판론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며 “박정희 대 노무현 구도는 바른 구도가 아니고 이명박 정권 심판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세력과 과거 세력의 싸움이다는 부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경제성장률, 청년고용률, 물가상승률 등 경제 전반과 안보 등에 관해 구체적 수치와 사례를 예시하며 수치를 거론하며 “이명박 정부 5년의 실절과 악정의 책임, 그 절반은 분명히 박 후보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측근과 친인척들이 부정부패로 감옥에 갈 때 박 후보는 여당 실세로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며 반문한 뒤 “그런데도 박 후보를 찍는다면 이명박 정권의 연장이다. 이명박 정권 반드시 심판해야 하고 그렇다면 박근혜 후보를 찍어서는 안 된다.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논리를 풀어 나갔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앞선) 대변인들의 브리핑은 이번 선거의 성격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드린 것”이라며 지원사격 한 뒤 “이번 선거는 기본적으로 이명박 정권 5년을 평가하는 선거다. 이명박 정권이 잘했다고 생각하면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고, 못했다고 생각하면 교체하고 문재인 후보를 찍는 성격의 선거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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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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