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재정절벽 논의 실망스러워"

입력 : 2012-11-28 오후 9:07:43
[뉴스토마토 윤석진 기자] 앵커 : 지난 주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나고 재정절벽 문제가 다시 불거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미 의회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재정절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오늘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는데요. 앞으로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국제부 윤석진 기자 나왔습니다.
 
윤 기자, 지난번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가 만난 자리에서는 건설적인 대화가 오갔다고 하는데요. 지금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지금 양당간에는 언제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느냐는 듯 냉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어제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과의 재정절벽 협상에 진전이 거의 없어 실망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공개적으로 재정절벽 협상이 난항kk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 셈입니다.
 
이는 미국 정치권이 재정절벽 협상안 마련에 자신감을 보여왔던 것과는 상반되는 의견입니다.
 
지난 16일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고 처음으로 의회 지도부와 만나 재정절벽 해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회담 이후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은 "회담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고,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도 회담 결과에 만족해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나고 그동안 협상이 지지부진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재정절벽 문제가 다시 한 번 부각되는 상황입니다.
 
거기다 지난 26일에는 백악관이 협상안 마련에 실패하면 내년 소비 지출이 2000억 달러가 줄고, 경제성장률은 1.4% 하락하리라 전망해 불안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앵커: 재정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초당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논의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뭡니까?
 
기자: 조세법을 두고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입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고소득층의 세율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일 년에 25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고소득층을 상대로 증세 해야 한다는 건데요. 이는 '부자증세'로 불리기도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98%의 서민과 97%의 중소기업의 세율은 현행 그대로 유지하고, 고소득층에만 증세를 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재정절벽 위기가 닥치면 중산층에 2200달러의 세금부담이 더해질 거라며 공화당에 부자증세안에 동의하라고 압박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공화당 또한 부자증세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입니다. 세금이 올라가면 기업과 개인의 경제활동이 위축된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공화당은 메디케어를 비롯한 사회복지예산을 대폭 삭감해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공화당 일부에서는 부자증세를 일부 수용하고 사회복지예산은 소폭 줄이는 절충안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상태인데요. 여전히 공화당 내 주류 의원들은 부자증세를 배제해 놓은 상태라 양당간의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이대로 가다가는 재정절벽 위기가 현실이 될 수도 있을 텐데요. 올 연말까지 합의안이 나와야 하는데 양측은 어떤 계획을 추진 중입니까?
 
기자: 양당은 기업 대표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캠패인 형식의 투어를 준비중 입니다. 재계와 대중의 지지를 얻어 상대방을 압박하는 전략인데요.
 
어제 중소기업 오너들을 만난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골드만 삭스 CEO를 비롯한 13명의 최고 경영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재정절벽 해법을 주제로 논의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4일 재계 총수들을 만나 같은 주제를 놓고 지지를 호소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도 지난번에 초정되지 않은 재계 인사들을 초청해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오는 30일에는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인형공장에 방문해 기업인들을 직접 만날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재계 설득에 공을 들이는 것은 부유층 증세에 대한 재계의 협조가 공화당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공화당도 질세라 오늘 재계 총수들을 만나 의견을 나누는 등 재계를 포섭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중소기업 오너들과 전국적인 이벤트를 벌여 부자증세에 반대할 예정입니다.
 
공화당은 현재 재정절벽 위기가 현실이 되면 기업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양당이 서로 대화하기보다는 각자의 켐패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데요. 협상안 마련이 지연되면서 시장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 주택거래시장이 살아나고 연말을 맞아 소비지출도 늘어 미국 경제 곳곳에서 긍정적인 모습이 보이고 있는데요. 그런데도 재정절벽 문제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뉴욕 증시는 내림세를 보이곤 했습니다.
 
실제로 오늘 뉴욕증시도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안이 타결됐고,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는데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는데요. 전문가들은 기업과 개인이 재정절벽 불안감에 투자를 꺼리고 설명했습니다.
 
다니엘 그린하우스 BTIG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재정절벽 위기감이 다른 모든 경제 이슈들을 무마할 것"이라며 "의회의 협상 진행 과정에 따라 증시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증시가 하락하는 것도 문제지만 올해 안에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거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 전에 양당이 합의할 수 있을 거라 보십니까?
 
기자: 네 대다수의 전문가는 미 의회 양당이 종국에 가서는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재정절벽 위기가 현실화할 확률을 15%로 보았습니다. 양측이 지지층의 눈치를 보다가 나중에 가서는 극적으로 협상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다만 불안요인은 양측에게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 재선 이후 양당이 정식으로 만난 건 단 한 번 뿐입니다. 앞으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하는데, 마감 시일이 코앞에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캠패인 형식의 경쟁으로 귀한 시간을 낭비하려 한다"고 양당의 재정절벽 해법에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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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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