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신차 '가뭄에 콩'..소형 SUV는 경쟁 '후끈' 전망

상반기 한국GM '트랙스'·르노삼성 '캡쳐' 격돌

입력 : 2012-11-30 오전 9:40:41
[뉴스토마토 정수남·김영택기자] 내년에도 국내 완성차업계가 '신차 가뭄'에 허덕일 전망이다. 신차 개발에 최소 3년에서 길게는 5년이 소요되는데,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지난해 신차를 대거 출시한 탓이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와 만찬가지로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세워 내수 시장 수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처럼 '가뭄에 콩 나듯' 신차도 나올 전망이다.
  
◇내년 1월 출시, 내수 완성차시장 경쟁에 신호탄이 될 현대차 신형 베라크루즈의 시험 주행 장면.
 
우선 올해 내수에서 큰 재미를 못 본 현대자동차가 내수 경쟁에 시동을 건다.
 
30일 현대차 남양연구소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1월 베라크루즈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는다.
 
신형 베라크루즈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안전·편의 사양을 대거 기본으로 장착하는 대신, 차체 디자인은 소폭 개선에 그쳤다는 게 이 관계자 설명이다.
  
현대차는 여기에 내년 1분기 안에 글로벌 베스트셀링카 아반떼 쿠페 2.0으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한다. 아반떼 쿠페는 당초 이달 출시 예정이었으나,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내년 출시로 급선회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아반떼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스포츠쿠페 벨로스터와 대중성이 부족한 제네시스 쿠페를 대신해 쿠페 모델로써는 현대차의 전략 차량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내년 소형 SUV 시장을 새롭게 열 한국GM의 트랙스.(사진제공= 한국GM)
 
이어 이르면 3~4월에 한국GM이 소형 SUV 쉐보레 트랙스를 내놓는다. 인천 부평공장 아베오라인에서 생산되는 쉐보레 트랙스는 아베오급(1600㏄) 이하의 차량으로, 국내 블루오션으로 부상한 소형 SUV 시장을 개척한다는 사명을 갖고 있다.
 
또 5월에는 이달 출시하려다 연기된 기아자동차 카렌스 디젤이 나온다. 카렌스 디젤은 1700㏄ 기아차 디젤엔진을 탑재해 소형 SUV와 2000㏄ 중형 SUV 사이에서 틈새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또 6월에는 르노삼성자동차가 트랙스와 경쟁할 소형 SUV 캡쳐를 선보인다.
 
지난 5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선보인 트랙스는 디자인을 강화한 모델로 차량 디자인을 중시하는 20~30대 운전자들을 공략한다. 또 이 모델은 최근 선보인 신형 SM3, 신형 SM5 플래티넘과 함께 내년 르노삼성차의 경영회복을 이끌 전략차량으로 자리할 예정이다. 
 
쉐보레 트랙스와 르노삼성의 캡쳐가 시장 안착에 성공할 경우 국내 소형 SUV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내년 6월 출시돼 한국GM 트랙스와 경쟁할 르노삼성차의 소형 SUV 캡처.
 
하반기에는 양산차보다는 실험적인 차량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기아차가 K3 해치백 모델을 선보이고 해치백과 왜건의 무덤으로 이름 난 국내 차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여기에 르노삼성차가 친환경 차량인 전기차 SM3 ZE를 출시하고 공공기관 등에 공급한다.
 
르노삼성차는 차량 가격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배터리를 대여 형식으로 판매할 계획을 세우는 등 초기 구입가격이 높은 전기차 가격을 중형 세단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한다.
 
SM3 ZE는 오는 2014년 일반에도 판매된다.
 
◇르노삼성차의 전기차 'SM3 ZE'는 내년 공공기관에 우선 공급된다.
 
한국GM도 최근 로스엔젤레스오토쇼에서 공개한 쉐보레 스파크 전기차를 내년 하반기 시판한다.
 
당초 한국GM은 모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글로벌 전기차 '볼트'를 들여 올 계획이었으나, 세계 자동차시장 트렌드를 감안해 스파크 전기차를 자체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쉐보레 스파크 전기차는 탁월한 주행성능과 스마트기기 편의성을 갖춘 5도어 해치백 모델로, 130마력(110kW)의 최대출력과 542㎚의 토크를 자랑한다.
 
이와 함께 스파크 전기차는 20㎾h 리튬-이온 배터리를 통해 동급 최고의 주행거리를 구현했으며, 20분 안에 전체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 가능한 급속 충전시스템도 갖췄다. 스파크 전기차의 제로백은 8초 이내로 성능도 중형 가솔린 차량에 뒤지지 않는다.
 
◇반면, 한국GM의 스파크 전기차는 내년 하반기 일반에 판매된다.(사진제공= 한국GM)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스파크 전기차의 차량 가격은 2700만원선이지만 환경부 보조금과 세제혜택 등을 감안할 경우 가솔린 경차 수준으로 낮아져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한국GM은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들 업체와 쌍용차는 상품성 개선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내수 시장 수성에 공을 들인다는 복안이다.
 
기아차 한 관계자는 "내년에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아차는 연식 변경 모델과 함께 상반기 카렌스 디젤, 하반기 K3 해치백으로 고객몰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사상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10% 돌파가 확실한 수입차 업체들은 내년에도 다양한 차급에서 신차를 대거 출시하고 내수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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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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