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5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지루한 흐름을 이어가며 1080원대 초중반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국제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그리스 안정화 기대로 미국 달러에 7주간 최고치로 상승했다. 유로·달러는 1.310달러로 고점을 높이고 1.309달러에 상승(전거래일 종가 대비) 마감했다. 달러·엔은 81.6엔으로 저점을 낮추고 81.8엔에 하락 마감했다.
이날 그리스 정부는 국채 조기 환매(바이백)를 위해 100억유로를 사용할 계획이며, 바이백 가격은 시장 예상치의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혀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다.
다만 유로화의 상승은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에서 은행연합 합의 실패로 제한됐다. 독일이 유럽중앙은행(ECB)에 은행 감독을 위한 전권을 부여하는 것을 반대하면서 은행감독시스템 구축을 위한 합의는 오는 12일로 연기됐다.
뉴욕 증시는 재정절벽 협상이 지지부진한 영향으로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공화당은 증세 없이 2조2000억달러의 지출감축을 하자는 내용의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의 제안에 반대하며 부자증세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미국 정부가 한국의 외환 시장 개입에 대해 불만을 내비쳤음에도 외환당국의 규제 조치는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0월까지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은 주식 14조3710억원, 채권 5조1790억원 등 총 20조5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대외여건이 갑자기 악화돼 원화 매도가 급격히 진행될 경우 환율 변동성과 시장 불안정성이 증폭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선물환포지션 비율 한도 축소와 외화건전성 부담금 등 기존 정책에 더해 외국인의 주식·채권 투자자금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무역결제수단 다양화를 포함한 장기적인 계획을 진행 중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강한 개입 경계가 1080원선에서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는데다 위안화 강세 속도가 느려지면서 원·달러 환율에 대한 하락 압력을 덜어주고 있다"며 "상단에서는 달러 매도가 지속되며 환율의 움직임을 억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재정절벽 등 대외 이슈가 방향성을 결정해줄 때까지 환율은 지루한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오늘 원·달러 환율은 장중 중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에 주목하며 1080원대 초중반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선물 예상범위는 1081~1087원.
김영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이 급격한 자본 유출입을 막기 위한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정책은 문제가 없으며 적절한 규제를 도입한 모범 사례라고 평가하며 당국 개입에 힘을 실어준 점이 환율 하락을 제한할 것"이라며 "오늘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재정절벽 해결이 난항을 보이는 데다 북한의 로켓발사 계획으로 인한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 상승, 당국 시장 개입 정당성 인정 등으로 상승폭을 소폭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선물 예상범위는 1083~1087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