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대선 막판 터진 돌발악재에 새누리당이 서둘러 선긋기로 회피했지만 관련 증거들이 잇달으며 박근혜 후보를 코너로 몰아붙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선관위로부터 적발된 불법선거사무실이 선대위 관계자 개인의 돌출행동이라며 단순 유감 표명으로 넘기려 했지만 사태 전개는 심상치 않다. 박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돌파구를 열려 했지만 오히려 역풍만 거세지고 있다는 평가다.
먼저 움직일 수 없는 증거들이 이미 확보됐다. 해당 사무실의 임차 비용을 중앙선대위 국정홍보대책위원장이 부담했음이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급습한 사무실에서 박 후보로부터의 임명장과 당에 제출한 활동 보고서 등 관련 증거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선관위는 14일 윤정훈 SNS 미디어본부장 등 관련 혐의자 8명 전원을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그러자 이정현 공보단장 등 선대위 핵심 관계자들이 나서 선관위를 압박했다.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사항을 언론에 전한 것은 피의사실 공표라는 주장이었다. 내부에선 집권할 경우 선관위를 손봐야 할 대상 1호로 지목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행태에는 침묵했던 새누리당이었다.
폭로는 이어졌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은 14일 박 후보가 지난 9월 한 포럼에 참석해 SNS 여론 전략을 보고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윤정훈 SNS 미디어본부장도 함께 했다. 선관위로부터 적발된 불법선거사무실의 운영 책임자다. 시사IN은 증거로 관련 영상과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시사IN에 따르면 박 후보는 9월17일 ROTC 정무포럼 정례 세미나에 참석해 6분간 직접 축사를 한 뒤 ‘SNS 현황과 전략’이라는 주제의 7분짜리 발표를 들었다. 발표자는 박 후보 앞에서 “정무포럼 30명의 SNS팀을 주축으로 매해 300만명에게 노출해 여론 형성을 해나갈 것”이라며 향후 활동계획과 함께 “매주 정기적인 미팅으로 자료를 준비하고 SNS 활동 이슈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현황을 보고 받았다.
포럼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한 달에 두세 차례 꼴로 SNS 추진 현황보고 정례회의를 열고, 이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총 14회에 이른다. 포럼 홈페이지 연혁 대부분이 SNS 회의로 도배되면서 사실상의 SNS 전담조직임을 자인했다.
이날 발표자는 또 “영향력이 큰 일반 논객들과 '새마음포럼'을 공동으로 조직해 이미 30여 명의 논객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9월말 100명 10월 말 300명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마음포럼’은 선관위가 13일 급습한 불법선거사무실에서 압수한 증거물 중 하나와 이름이 일치한다.
발표자는 이어 SNS 여론 작업의 구체적 사례도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페이스북에서 100명 이상이 ‘좋아요’를 클릭할 경우 20~30만명의 친구에게 노출이 되는데, 저희들은 페이스북 개인 사용자 최초로 1000명 이상의 ‘좋아요’와 100명의 공유 댓글수 580개를 통해 100~150만명 이상에게 노출했으며, 평균 글 클릭수가 300~800명으로 최고의 SNS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 후보와 함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김태환 중앙위의장, 이학재 비서실 부실장, 조윤선 대변인, 홍문종 의원, 김성회 전 의원 등 당내 핵심 관계자들이 총출동했다. 포럼 측은 환영사를 통해 “박 후보가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후 전국 수십여 개 포럼이 있는데도 최초로 우리 정무포럼을 방문했다”며 끈끈한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