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16일 반값등록금 공약을 놓고 충돌했다. 이날 열린 3차 TV토론에서 두 후보는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공방을 거듭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에게 "반값등록금에 대한 박 후보님 주장이나 태도가 늘 왔다갔다 한다"면서 "선거 때가 되니까 다시 반값등록금 하겠다고 하신다. 그렇다면 지난 4, 5년 동안 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이 맞냐"고 선공을 가했다.
박 후보는 "반값등록금을 이명박 정부가 약속했고, 실행 안 한 건 잘못된 거라 생각한다"면서도 "등록금 부담 반으로 낮춰야 된다는 것은 2006년부터 계속 주장했다. 거부하거나 반대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문 후보는 "그렇다면 민주당 의원들이 낸 반값등록금 법안에 찬성했으면 통과가 됐을 것 아니냐. 왜 반대하느냐"고 물러서지 않았다.
박 후보는 "문 후보님이 주장하는 것과 제 것이 다르다"면서 "모든 학생에게 똑같이 반값등록금은 문제가 있다. 실질적으로 어려운 학생들 아예 무료로 다닐 수 있게 해주고 소득분위별로 차등을 둬서 전체 14조가 되는 대학등록금이 7조 정도로 부담이 덜어져야 한다. 그게 제대로 된 반값등록금이다. 지금 (문 후보가) 갖고 계신 것은 완전히 똑같이 하자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저는 대학에 지원해서 대학이 학생들로부터 받는 등록금 자체를 반값으로 낮추자는 것"이라며 "다만 저소득층에게는 낮춰진 것에서 또 다시 장학금 등이 적용될 수 있다. 박 후보님은 그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하겠다는 것 아니냐. 대학에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는 장치가 없다. 재원의 절반을 대학이 부담하게 하는 것이 단기간은 몰라도 어떻게 해마다 가능하겠나. 무늬만 반값등록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이 말씀을 꼭 드려야겠다. 반값등록금 얘기가 나오고 학생들이 고통을 받는 이걸 누가 시작을 했냐"면서 "등록금 부담에 대해서 문 후보님이 주역이셨던 참여정부에서 역대 최고로 엄청나게 올려놓은 것이다. 문 후보님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준 것에 사과부터 하셔야 한다. 폭등시킨 이런 분이 반으로 하겠다는 공약의 진정성을 믿을 수 있나"고 참여정부 실패론을 꺼냈다.
문 후보는 격앙된 듯 "보십쇼. 참여정부는 대학 경쟁력 강화 이런 데 우선을 두면서 대학등록금이 오른 것 아니냐"면서 "그에 여러 번 사과를 드렸고 반성으로 나온 것이 반값등록금 공약이다. 박 후보님 이명박 정부에서 실천했어야 한다. 5년 내내 민주당 요구, 학생들 촛불집회 그 많은 요구를 다 묵살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하지만 박 후보는 "왜 참여정부 시절 폭등을 했나. 몇 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우선 등록금 자율화를 실시했다. 이게 상향선도 없고 자율로 하니까 폭등했다. 또 대학 평가를 한다며 평가기준을 어디다 뒀냐면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시설 위주로 했다. 얼마나 건물 잘 짓나 위주로 하니까 어떤 곳은 호텔같이 짓고 그러니 돈이 많이 들어 폭등을 했다. 그게 경쟁력과 무슨 상관이냐"고 물러서지 않았다.
여기서 문 후보는 "그렇게 사학들이 하는 것 막기 위해 사학법개정을 하려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고, 박 후보는 "갑자기 왜 사학법 개정이 나오느냐. 기준을 시설기준으로 했다. 하드웨어적인 거다. 대학은 시설을 계속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이어 문 후보는 계속해서 "그런 사학의 행태를 개혁하는 것이 사학법"이라고 강조했고, 박 후보는 "직접 관계가 되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문 후보는 "박 후보님이 사학법 개정 때 53일간 국회에 들어오지 않는 장외투쟁으로 사학법 재개정을 시켜서 사학을 통제할 수 없게 한 것 아니냐. 박 후보께서 영남대 7명 이사 가운데 4명을 추천해 계신데 박 후보가 사실상 이사 아니냐"고 영남대 문제도 언급했다.
박 후보는 "영남대 이사를 그만두고, 영남대가 잘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은 있었지만 일체 아무 관계가 없다가 영남대에서, 동창과 학교 이런 곳에서 지난 이사를 했던 사람이 추천을 해달라고 했다. 안 하겠다 했는데 학교발전을 위해서 해달라고 해서 개인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대한변협, 의사협회 등에 추천을 부탁해서 거기서 추천한 분들을 추천해드리고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님 말씀은 참여정부에서 등록금이 많이 올랐으니 이명박 정부에서는 안 해도 된다는 것이냐"면서 "왜 실시를 안 했냐고 하니까 참여정부 얘기를 하지 않냐. 참여정부 때까지 올랐기 때문에 반값등록금이 대두된 것이다. 그랬으면 실천을 하셨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했죠. 되면 할 것"이라고 응수했고, 문 후보는 "장학금을 소득을 따져가지고 차등을 줘야 된다고 말하니까 얼핏 그럴듯 하다. 이건희 회장 손자에까지 장학금을 줘야 될 필요가 있느냐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문 후보는 "그러나 복지는 공평하게 하고, 돈이 많은 분들에겐 세금을 더 받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저소득자, 고소득자 차이는 과세에서 두는 것이지 복지에서 차이를 두는 것이 아니다. 의무교육을 하는데 이건희 회장 손자라고 등록금과 급식비를 따로 받나. 복지는 공평하게 하고 저소득층 지원이 필요하면 장학금을 추가로 지원하면 되는 것이다. 복지 자체에 차등을 두는 것이 공평이라고 하는데, 그 부분은 근본적으로 잘못"이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