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고령화는 소비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시니어계층의 소비성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글로벌경영연구팀장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한 '저출산·고령화 대응 학술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 1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저출산고령화 대응 학술심포지엄'에서 '인구고령화와 산업'을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구양미 서울대 교수, 박상하 고구려대 교수, 이미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팀장, 장석인 산업연구원 소장, 김신영 한양사이버대 교수, 박경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연구원, 최혜경 이화여대 교수.
이 팀장은 일본 닛세이기초연구소 분석을 인용 "일본 60세 이상 고령세대 소비액은 지난 2010년 60조엔을 넘어 전체 가계 소비액의 40% 이상을 차지했고, 오는 2015년 72조엔, 2020년 74조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일본 총무성 '가계조사'와 내각부의 '국민경제계산' 등을 토대로 한 현역세대(세대주의 연령이 59세 이하인 세대)와 고령세대의 실질소비추이를 분석할 결과 고령세대의 실질소비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현역세대의 소비는 감소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팀장은 "이러한 고령세대 소비확대 주요 원인은 약 680만명 규모의 단카이세대의 퇴직에 따른 소비 증가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카이세대(團塊世代)는 2차세계 대전 이후인 1947년부터 1949년 사이에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 붐 세대를 말한다. 이들은 1970~1980년대 일본 고도성장을 이끌었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츠'가 지난 3월 조사한 단카이세대의 퇴직에 따른 직접적인 소비상승 규모는 7조7762억엔, 이와 함께 부품조달, 물류, 건설 등 부가적인 소비경제 파급효과는 총 15조 3233억엔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팀장은 또 고령자의 소비는 의료비 뿐만 아니라 건강보조식품, 고령자의 거주 편의를 위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 장애로 부터 자유로운) 주택 개선 등에 따라 증가한다고 봤다.
특히 경조사비, 회식비 등 교제비와 관련된 소비지출이 늘어나고 있어 나이가 들어도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비용을 늘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일상적인 취미생활이나 여가, 여행과 관련한 소액 소비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등 기존 고령자의 소비패턴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토론자로 나선 최혜경 이화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시니어 소비 시장이 과연 확대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최 교수는 "소비 시장이 확대되는 것인지 기존 시장에서 포지션이 변화되는 것인지 논란이 있다"며 "고령 소비자들의 소비가 늘어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카이세대는 우리나라 베이비 부머와는 자산규모나 구매력에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이에 대해 "총량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시장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질적으로 다른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젊어진 고령층의 의식변화와 소비트렌드에 주목해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