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신협·농협 등 상호금융기관의 건전성 강화를 강경하게 고수하던 금융당국이 고위험대출에 대한 충당금 추가 적립 규정변경안을 완화하거나 단계적 적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호금융기관들이 고위험대출의 충당금 추가 적립으로 건전성 악화와 수익감소로 인한 부담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초 상호금융업 감독규정 개정안에 대한 적용시기와 방법에 대해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다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호금융기관들의 영업환경이 어려운 상황이고 관계기관들의 다양한 의견이 접수돼 현재 규정을 완화해 단계적으로 (추가 충당금을) 적용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년 초 규개위에서 최종 입법내용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2월 제2금융권 가계부채 관리대책의 하나로 상호금융업법 감독규정을 개정해 내년 7월부터 대출자산에 대한 충당금으로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올리도록 했다.
상호금융기관들의 적립금 충당기준은 정상의 경우 0.5%에서 0.65% 2014년 7월에 0.8%, 2015년 7월에 1.0%까지 올려야 한다. 요주의는 현재 1%에서 2013년 4%, 2014년 7%, 2015년 10%까지 상향시켜야 한다.
여기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월21일 상호금융업 감독규정 개정안 규정변경을 입법예고해 상호금융기관들이 고위험 대출에 대해서는 20%를 추가로 적립하는 방안을 내놨다.
3억원 이상 거치식·일시상환 대출, 5개 이상 금융기관 거래 다중채무자 대출을 ‘고위험 대출’로 규정해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등의 충당금 적립기준을 각각 20% 이상 올려야 한다.
더욱이 상호금융기관들은 금융당국의 권고로 내년 7월 개정된 법 시행 전에 앞당겨 충당금을 적립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협은 올해 7월부터 정상 대출은 0.55%, 요주의는 2.0%로 충당금을 상향했으며, 내년 1월부터 정상 0.65%, 요주의 4.0%로 높여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농협 수협 산림조합은 올해 7월부터 정상은 0.55%, 내년 1월 0.6%, 7월 0.65%로 적용하며, 요주의는 올해 7월 2.0%, 내년 1월 3.0%, 7월에 4.0%를 단계적으로 올린다는 방침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내년 7월부터 충당금 적립기준을 상향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위험대출에 대해 추가로 충당금을 쌓으라는 것은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연체율 등이 전년보다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수익성 악화가 우려돼 조합들은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상호금융기관들의 연체율을 올라가고 수익성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고 나오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연체율이 하향 추세였지만 올해는 작년 대비 소폭 올라갈 것”이라며 “내년 이후 경기 상황이 많이 어려울 것 같아 올해 부실을 많이 털고 가라고 유도하고 있어 연체율은 올라가고 이익은 많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금융당국의 충당금 추가적립 규정 완화 검토에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감소가 없다고 하더라고 충당금 추가적립으로 연평균 800억원대를 적립을 해야하는 부담이 있다”며 “가계부채를 연착륙 시키기위한 방법으로 서민금융기관의 건전성관리 기준을 완화해주는 금융당국의 조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